이른 새벽. 잠이 무겁다.
침대가 나를 흡수하는 느낌이 들지만. 명상앱을 켜고.. 잠을 쫓아본다. 잠이 내려오다 달아나다.. 그렇게 30분쯤 잠자리에서 부볐나보다.
그래도 가야 한다. 일어나야지.
내가 결정적으로 잠을 떨치는 순간은. 요가원에 가서 고요히 앉아있는 내 모습을 떠올릴 때다. 아쉬탕가 마이솔 수련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시퀀스를 이어나가는 건데. 이 전에. 나는 먼저 명상을 한다. 차크라 만트라(람(L)-밤-람(R)-얌-함-샴-옴), 바스뜨리까(풀무호흡), 나디 쇼다나(교호호흡).. 그리고 조금 더 집중하고 싶으면. 내 호흡과 어두운 공간에 의식을 두고 생각을 버리는 느낌으로, 명상을 이어간다. 구루와 도반들의 움직임에서 뿜어져 나오는 이 좋은 에너지 속에서. 잠시라도 명상을 이어갈 생각을 하면.. 이불을 떨칠 수 있다.
아쉬탕가 마이솔. 수련은 사실 좀 격한 면이 있다. 내 경우 한 시간 반 정도를 끊임없이 움직이는데. 사실은 움직이는 명상.이라고 할 수 있다. 끊임없이 시퀀스를 따라가고 선생님의 핸즈온을 의식하고. 스탠딩-싯팅-피니싱으로 이어지는 동작들을 하다 보면. 다른 생각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좁다. 끝나갈 때쯤. 아쉬움도 좀 든다. 조금 더 이 순간, 이 공간에 머물고 싶다. 같은.
요즘은 특히나.. 엄혹한 세상 얘기에는 귀를 닫고. 눈을 감고. 상대적으로 고요한 상태의 나.에게 집중하려고 해 본다. 뉴스를 보면 마음은 들뜨기 쉽고. 쉽게 분노하고. 짜증이 나고. 나는 지금 뭐 하고 있나 싶기도 한데.. 그 소란스러운 한가운데에 주어진 이 고요함의 시간에. 이 평온한 순간에. 사실은 정말 많이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어제는. 새벽 마이솔 수련 후 하타 요가도 다녀왔다. 버리고 버리고. 여물고 여물어서. 아무도 나에게 해를 끼치지 못하게. 잡념이 끼어들 틈을 주지 않으려는 나의 수단이었다. 하루를 온전하게 채우고 나니.. 결과는 꿀잠이었다. 일찍 잠이 들었고. 깊은 잠을 오래 잤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요가, 하는 수밖에.
나의 숨을, 고르게, 하는. 연장하는... 살게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