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결국, 시댁과 의절한 게 내 탓이라고? - 1
이 사건들을 어디서부터 정리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시댁과의 악연은
결혼준비부터 사실 시작이었다.
아 아니다
연애 중부터 시작이라고 해야 정확한 시작점이겠구나.
연애중부터 어지간히 마음에 안 들어하셨는데
사단의 시작은 '보험'이었다.
고위험군에 속해있어서 보험가입이 어려웠는데
가입했다던 보험이라곤
직장에서 가입된 보험과 더불어
나머지는 예-전 상대방의 아는 사람의 아들이
가입을 해서 관리중일걸?이라는 흐지부지한 대답에
내가 알아보았더니
무슨 이상한 보험들만 상대방아버지의 인맥관리용처럼 되어있어서
나는 버럭 화를 낼 수밖에 없었다.
생명보험이 아니라, 어쩌다 혹시, 아프게 되면
적당한 보험이 필요하여서 정리와 가입을 다시 하자고 권했고
그걸 알게 된 상대방의 아버지는
데이트를 하던 시간에 상대방에게 전화를 주셨고
수화기 너머로 들리던 소리는
"야 걔? 걔 너 목숨값 벌라고 그러는 거다"를 끝으로
보험은 물 건넜고 상대방은 무슨 파리목숨 같은 보험으로
나중에 돈 많이 버니까 무슨 상관이냐며 오히려 나를 나무랐었다.
그 당시에는
그래 뭐 나중에 많이 번다니 그때 가입하면 되겠지 싶었고,
시댁의 심술은 그 앙금을 가지고 시작을 알렸다.
관사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상대방이 부산으로 파견을 가게 된 적이 있었는데
직장숙소에 머물면 되는 거였는데
상대방은 "더럽고 덥고, 다 같이 샤워를 해야 하는 샤워실이 불편하다
다른 사람들도 원룸 한달살이 한다는데 나도 그걸 하겠다"라는
당당한 요구를 하였고
그 당시에 200 정도 벌었는데 70-80 정도가 본인의
학자금 대출(4200만 원에 대한)과 용돈으로 쓰이는 와중에
당황스러운 기색을 나는 감출 수 없었고 그냥 한 달만 거기서 사는 게 낫지 않냐니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
그리고 얼마 후 나에게 상대방의 어머님이 전화가 왔다
"야 너 내 아들 돈 다 어디에 두었냐?
야! 대답 안 해? 야! 나 지금 술 취했다 야!"
세상에 전화하자마자 야라고 하는 전화를
인생 처음 받아봐서인지 나는 아무 말할 수 없었고
나중에 알게 되었다
"엄마 나 돈 없는데 엄마가 보증금 200만 좀 내줘"
결국 어떻게 되긴
상대방 부모님 무기는 거기서도 적용되었다
"우린 돈 없는데?"
뻔뻔함은 친정엄마한테 본인 보증금을 받아서야 끝이 났다.
아 진짜 짜증이 났는데 그때 27살의 나는
결혼은 인생에서 한 번 하고 돌아가면 돌아갈 곳이 없는
인생선택실패한 실패자 같아서 꾹 참고
친정엄마에게는 좋은 모습만 보였고
친정엄마는 매번 고장이 나고 불편함으로 위험하던
자동차를 일제차량으로 바꾸어주었는데
상대방은 차를 타자마자
"아 그냥 내 돈 보태서 B사꺼 사고 싶었는데"라는 말로
뻔뻔하게 명의까지 본인차량으로 하고는
다른 사람들 기죽으니까 친정에서 받았다는 말을 하지 마라고
내 입단속만 할 뿐이었다.
그런 와중에도 나는 나의 역할은 다 하고자
상대방의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숙소로 가기 전,
얼굴을 모르지만 조부모님의 산소를 향한다는 계획에
새벽부터 몇 가지 요리를 준비해서 가져갔더니
"뭐 이런 쓸데없는 행동을 하냐? 우린 안 먹는데"라고
비아냥으로 시작된 여행은
조부모님이 이미 종교에 기증한 땅을 보러 가서
"아들아 보아라 이게 다 니 땅이다 엄청나지?"라고
나를 기죽이려고 하는 행동들이 많이 있었다.
숙소는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리조트였는데 조금 낙후되었더니
상대방 부모님은 입실하자마자
방문을 활짝 열어두고 의자로 걸어두더니
"냄새가 나서 못 잘 것 같다"라며 트집을 시작하였고
"내가 IMF때 안 망했다면~"의 라떼이야기만 듣고
하루가 지나 다음날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이 날
갑각류 알레르기가 심한 나였는데
충남에서는 꽃게를 먹어야 한다고 기어코 데리고 가더니
공기하나 추가를 나에게 해주더니
밑반찬에 먹으라고 하시고는 간장게장 쪽쪽 빨아 드시고는 말하였다
"계산은 너희가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