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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앨리스 Apr 05. 2019

Grab에 맞서는 Go-Viet(고비엣)

과연 경쟁이 될 것인가? 


작년 하반기, 우버가 떠난 자리에 Go-Viet (고비엣)이 들어왔다.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서비스 Go-Jek (고젝)이 베트남에 진출한 것인데, 사실상 그랩 독주 체제였던 베트남에서 고비엣이 그랩의 대항마가 되어 경쟁구도를 이룰 것인지 많은 사람들이 주목했다. 


여튼 나는 궁금하니 고비엣을 타보기로! 

참, 아직 고비엣은 바이크 서비스만 제공한다. 자동차 서비스도 곧 출시한다고 했는데 과연 언제쯤일지...



바이크 불러보기


왼쪽: 홈 / 가운데: 목적지 설정하기 / 오른쪽: 픽업 장소 설정하기


나는 고젝을 써 본적이 없어서 처음에 고비엣의 홈 화면이 매우 낯설게 느껴졌다. 왜냐하면 내가 그 전에 쓰던 그랩은 최근 업데이트 전까지 홈 화면이 없었고 (* 지금은 업데이트가 돼서 고비엣처럼 홈이 있고 Car / Bike를 선택해야 한다) 이상하게 배너가 너무 꽉 차 있다고 생각했다. 고비엣에서 쓸 수 있는 서비스는 Bike, 음식배달, 물건배달 이렇게 3가지. 호기심이 생겨서 고젝을 설치해보니 제공하는 서비스가 엄청나게 많았다. 그래서 홈 화면이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아마 고비엣은 고젝의 스타일을 그대로 갖고 오려다보니 이렇게 된 거 아닐까 싶다. 그리고 고젝은 테마가 초록색인데 이미 그랩이 있어서 고비엣은 베트남 하면 떠오르는 빨간색을 메인 컬러로 한 것 같았다. 


홈 얘기는 이쯤하고 바이크 부르는 장면으로 넘어가면, 그랩과 다르게 목적지를 먼저 설정해야 한다. 하긴, 픽업 위치는 대부분 현 위치와 크게 다르지 않을테니 빠르게 바이크를 부를 수 있게 해 주는 장치다. 그 다음은 현위치를 중심으로 나의 픽업 장소를 설정하게 해 주는데 입구가 여러 개면 선택할 수 있다. 아주 중요한 건 아니지만 세심함이 느껴졌다. 


왼쪽: 호출 전 컨펌 / 오른쪽: 호출 중

픽업 장소까지 설정하고나면 정말 이대로 부를 것인지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그 다음 그랩과 또 다른 점은 아직 현금결제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 그래서 정말 차에 타기만 하면 되는 그랩과 다르게 고비엣은 현금을 미리 준비해둬야 한다. 그래도 이미 정해진 요금이니 기사와 실랑이 할 일은 없을 듯. 요금은 확실히 그랩보다 싸다고 느껴졌지만 그랩은 프로모션을 하도 많이 해서 바이크는 공짜로 타고 다닌 적도 많다. 고비엣도 런칭 초반에는 '이렇게해서 장사가 되나' 싶을 정도로 프로모션을 엄청 했었는데 최근에는 그만큼은 아니었던 듯. 


이제 바이크를 부르면 드라이버가 잡힐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랩 바이크는 호출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예약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고비엣은 기사 수가 그만큼이 안 되는건지, 아니면 내가 호출한 곳이 시내 중심가가 아니어서 그런지 의외로 시간이 좀 걸렸다. 


왼쪽: 예약완료 / 가운데: 호출 정보 자세히 보기 / 오른쪽: 탑승 중


드라이버가 매칭되면 그랩과 마찬가지로 지도 위에서 드라이버가 어디로 오는지 확인할 수 있고 드라이버 정보도 볼 수 있다. 전화/메시지 기능도 존재! 그 다음에는 늘 하던대로 (....) 픽업 장소에서 드라이버를 기다리고 내가 부른 바이크가 맞는지 확인한 다음 뒤에 잘 타면 된다. 


그랩 드라이버는 그랩 자켓을 입고 그랩 헬멧을 건네주고 
고비엣 드라이버는 고비엣 자켓을 입고 고비엣 헬멧을 건네준다. 


사실 이 드라이버들은 두 개의 앱을 모두 쓴다고도 들었는데 장비(?!)를 전부 갖추고 다니는 건지 아니면 날마다 다른 옷과 헬멧을 챙겨서 다니는 건지 신기할 따름이다. 


그리고 또 호기심이 발동해서 탑승 중에 지도 좌측 상단의 뒤로가기 버튼을 눌렀더니 홈으로 이동했고 또 바이크를 부를 수 있었다. 내가 바이크를 부른 상태에서 추가로 한 대를 불러야 할 상황이 생길까 싶었지만, 굳이 막을 필요도 없어 보였다. 어차피 고비엣은 탄 사람이 현금을 내면 되니까! 누가 불러주든 상관이 없는 거겠지. 


기사 평가를 해주세요!

목적지에 도착한 다음에는 기사를 평가할 수 있다. 그랩은 최근 업데이트 전까지 별점 평가만 있었는데 (* 지금은 그랩에서도 평점과 구체적인 사유를 선택할 수 있음) 고비엣에 태그형 평가가 있어서 이 점이 마음에 들었다. 차/바이크를 타면서 느끼는 좋은 점 또는 안 좋은 점은 전 세계 어디를 가나 비슷한 것 같다. 정확히 내 위치에 와서 나를 목적지까지 잘 데려다 주면 좋은 것, 제 때 안 나타나거나 돌아서 가거나 차가 별로면 좋지 않은 것. 


고비엣을 써 보니 사실 그랩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 말고는 특별한 강점을 찾지 못했다. (아, 가격이 싼 게 최고의 장점인가?) 그 외에 소소하게는 앱이 조금 더 친절하게 느껴진다는 것. 


그렇지만 그랩에 비해서 드라이버도 빨리 안 잡히고, 아직까지는 바이크 + 현금만 되고... 내가 시내 중심가에서 바이크로 출퇴근을 하지 않는 이상 지금 상태에서는 고비엣을 쓸 이유는 없어보였다. 


얼른 고비엣에서 Car 서비스를 런칭하기 바라며!  



* 그 외 찾아본 TMI 


1) 그랩과 고젝의 CEO는 하버드 동기다.  


2) 그랩 외의 다른 업체들은 모두 기사가 줄어들고 있음. (고비엣 포함) 


3) 고비엣 주요 임원진은 최근에 회사를 그만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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