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해는 계속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y 이우주

선생님을 만나고 5년의 시간이 흘렀다.

엄마는 속상하게 들을지 모르겠으나 내겐 선생님이 나를 새롭게 키워준 2번째 엄마와 같은, 돌아갈 품 같은 따뜻한 안락처였다.


지방에서 살던 나는 여느 청년들이 그렇듯 도시로 떠나기로 결단했고 기어코 이별의 시간은 찾아왔다.

사실 나는 가족과 이별하는 것보다 선생님을 보지 못하는 삶이 두려웠었다.

다시 만날 것을 알기에 다행히 눈물이 나지는 않았다.


"선생님, 저 금의환향해야 하는데요, 걱정이네요"

"우주 씨, 다시 돌아오게 된다 하더라도 그건 '실패'가 아니에요"

"그럼요?"

"내가 뭘 더 좋아하는지, 뭐가 더 나랑 잘 맞는지 나에 대해 더 알 수 있게 되는 거예요.

실패가 아니에요"


그 말 덕분이었을까.

나는 객지로 올라온 지 6개월이 된 지금,

엄마가 없어도, 선생님을 만나지 못해도 여전히 살아 있고 잘 살고 있다.


6개월 만에 고향에 내려간 나는 가장 중요한 일정으로 선생님을 뵈러 갔다.

가끔 안부차 아니 보고 싶어 드리는 전화의 목소리만 들었는데도 눈물이 났던 선생님이,

5년 전 처음 그때와 다를 것 없는 해사한 눈웃음으로 나를 맞아주셨다.

나는 정말로 고향에 다녀왔다.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왜인지 그날의 대화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선생님이 내게 해주셨던 말씀이 가슴에 들어와 계속 맴돌고 있다.


"저는 우주 씨 걱정, 하나도 안 해요

지금까지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도 제가 아니라 우주 씨가 해낸 거예요"


나는 절대 아니라고, 그건 잘못되었다고 반박했지만

내 걱정만큼은 하나도 되지 않는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나는 더 큰 용기가 났다.

귀한 용기가 아주 크게 마음속에서 둥둥하고 울렸다.


"선생님, 또 올게요. 보고 싶으면 전화해도 되나요?"

"그럼요, 언제든지요"


나는 아픈 이후로 내 삶이 달라졌다.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사람은 결코 혼자 살 수 없다.

사람만이 사람을 다시 또 살게 만든다.


내 걱정은 하나도 되지 않는다는 그 마음을 가슴에 품고,

나는 그 어떤 큰 파도가 일더라도 항해는 멈추지 않는다.

순항에도, 난항에도, 항해는 끝나지 않는다.


지금까지 상담기 <생동성 인생>을 읽어주신 모든 분께 깊이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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