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막. 그믐
그믐,
나를 향해 빛을 쏟아내던 보름달이
조용히 그믐달로 기울어 간다
작디작은 저 달은
서서히 검은 장막에 휩싸이며
그 고요한 어둠으로 몸을 숨긴다
끝내 밤의 그림자 속으로
모습을 감추고 말 그믐,
무엇이 너를 그렇게 아프도록 어둡게 했을까
그렇지만 그믐이여,
나는 너를 믿는다
삭과 초승을 지나
다시금 환히 차오를,
찬란한 보름의 순간을 품고 있음을
고요와 고독 사이, 문장과 여백 사이를 걷고 있습니다. 말 대신 글을 남기는 나. 일주일에 두세 번, 또는 매일, 또는 아주 가끔. 나와 함께 달을 건너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