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가장 달콤한 방법

시드니의 식탁 6 : 주말 오전 10시, 나를 위한 폭신한 사치

by Vibbidi Vobbidi


나의 주말이 시작되는 오전 10시. 늦잠을 자고 일어나 부스스한 머리로 창문을 열면, 이 도시는 이미 노란 햇살과 브런치를 즐기는 사람들의 활기로 가득하다. 유명한 카페 앞은 긴 줄로 늘어서 있지만, 오늘 내 식탁은 기다림이 없다.


가장 좋아하는 잠옷을 입은 채, 나는 냉장고에서 리코타 치즈를 꺼낸다. 오늘은 나를 위해 시드니에서 가장 폭신한 아침을 선물할 참이다.


볼에 리코타 치즈와 우유, 계란 노른자를 넣고 섞는다. 여기서 중요한 건 '대충' 하는 마음이다. 치즈 덩어리가 완전히 풀리지 않고 몽글몽글 남아있어야 나중에 입안에서 치즈가 톡 터지는 기쁨을 맛볼 수 있다. 흰자는 따로 거품을 내어 머랭을 만든다. 구름 같은 흰 거품을 반죽에 넣고, 아기 다루듯 조심조심 섞어준다. 이 공기 방울들이 꺼지지 않아야 팬케이크가 깃털처럼 가벼워진다.



버터를 두른 팬에 반죽을 한 국자 듬뿍 올린다. "치이익-" 기분 좋은 소리와 함께 고소한 버터 향이 퍼진다. 반죽은 옆으로 퍼지지 않고 위로 봉긋하게 부풀어 오른다. 뒤집개로 살짝 들어 올리면, 완벽한 갈색빛이다. 이 타이밍을 맞출 때의 희열이란.


잘 구워진 핫케이크를 접시에 담고, 미리 만들어둔 '허니콤 버터(Honeycomb Butter)' 한 조각을 무심하게 툭 올린다. 뜨거운 열기에 버터가 사르르 녹아내리며 황금빛 강을 만든다. 그 위로 슈가 파우더를 눈처럼 뿌린다. 바나나 한 조각과 함께 핫케이크를 입에 넣는다. 씹을 필요도 없다. 입안에 넣자마자 솜사탕처럼, 혹은 구름처럼 녹아 없어진다.


달콤한 메이플 시럽과 짭조름한 버터, 그리고 담백한 리코타 치즈의 조화. 복잡한 세상사는 잠시 잊기로 한다. 입안 가득 퍼지는 이 달콤함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이번 주말은 충분히 근사해질 것 같으니까. 나를 대접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이렇게 폭신한 핫케이크 한 접시면 족하다.



오늘의 식탁: 리코타 핫케이크 & 허니콤 버터


시드니의 유명 브런치 카페 '빌즈(Bills)'가 부럽지 않은 레시피입니다. 주말 아침, 사랑하는 사람(혹은 나 자신)을 위해 만들어보세요.


재료 (2인분 기준)

리코타 치즈: 200g. (물기 없는 꾸덕한 것)

우유: 120ml.

계란: 2개 (흰자/노른자 분리).

박력분: 100g.

베이킹파우더: 1작은술.

버터: 소량 (굽기용).

허니콤 버터: 버터 50g + 꿀 1큰술 + 설탕 1큰술을 섞어 굳힌 것. (없다면 그냥 버터와 꿀로 대체 가능)

토핑: 바나나 1개, 메이플 시럽, 슈가 파우더.


만드는 순서

반죽하기: 볼에 리코타 치즈, 우유, 계란 노른자를 넣고 가볍게 섞습니다. (치즈 덩어리를 남겨두세요!) 체 친 밀가루와 베이킹파우더를 넣고 섞습니다.

머랭 치기: 다른 볼에 계란 흰자를 넣고 거품기로 단단한 머랭(뿔이 서는 정도)을 만듭니다.

섞기: 반죽에 머랭을 2~3번에 나눠 넣으며 주걱으로 'J'자를 그리듯 살살 섞어줍니다. 거품을 살리는 게 포인트!


굽기: 약불로 달군 팬에 버터를 살짝 녹이고, 반죽을 도톰하게 올립니다. 기포가 뽀글뽀글 올라오면 뒤집어서 1~2분 더 굽습니다.


마무리: 접시에 담고 허니콤 버터, 바나나를 곁들인 뒤 메이플 시럽을 듬뿍 뿌려냅니다.


Tip. 반죽을 팬에 올릴 때 한 번에 붓지 말고, 한 국자 올린 뒤 그 위에 조금 더 올려 쌓으면 카페처럼 도톰한 두께를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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