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낯설다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은 누구인가
일어나서 거울 앞에 선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물끄러미 한참 보고 서 있다. 요즘 내가 낯설다. 문득 나를 가장 모르는 게 나 자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내가 누구와 있을 때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지,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얼마나 수용하고 있는지,
나는 나와 사이가 좋은가?
가족이나 오래 알아온 가까운 친구도 때론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이 사람이 내가 알던 사람이 맞나 싶은 때 말이다.
그런데 그보다 더 당혹스러운 일은 나 자신을 모르겠다는 마음이 들 때다. 그런 기분이 들 때면 두려워지고 가슴이 저며온다.
어디 나만 그럴까? 숨 가쁜 세상에서 자기를 속속들이 다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이 더 많지 않겠나. 그리고 꼭 뭐 그렇게 세밀하게 알아야 하나 싶다가도,
나를 제대로 아는 것만이 나와 맞닿은 세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모른 채 살아왔다. 심지어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을 밀쳐내기도 했다.
이제라도 남들이 기대하는 모습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온전히 바라봐주고 싶다. 도대체 나이가 몇인데, 아직 너 자신하나 모르냐고 나무라고 다그치지 않고 말이다.
다른 어느 누구보다도 나 자신과 가까이 만나고, 자주 말을 걸고, 속마음을 물어봐 줘야지.
무엇 하나 대단할 것 없는 나라도. 기대만큼 선하고 아름다운 사람이 아니라도 괜찮다.
더 늦지 않아서 다행이다.
괜찮아.
이리 와.
내가 안아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