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낙엽 속에서 잉어빵 냄새가 느껴진 거야

겨울이 왔음을 잉어빵 굽는 냄새로 아는 여자

우리 동네 어린이 도서관 가는 길에는 작은 잉어빵 파는 노점상이 있다.

잉어빵 말고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콜팝, 떡꼬치, 치즈감튀 등을 파는 가게이다.

이 근처에는 작은 노점상 가게들이 많지만, 이곳이 좋은 이유는 잉어빵은 여기만 팔기 때문이다.

날씨가 스산해지는 가을과 겨울의 문턱에는 이상하게 붕어빵(나에겐 잉어빵 보다 붕어빵이 친숙하다)이 당긴다. 며칠 전부터 내 몸속의 붕어빵 DNA가 나를 깨운다.

내 안에서 지금이라고 이 계절에는 붕어빵을 먹어야 한다며 아우성친다.


본능을 못 참고, 도서관에 상호 대차를 신청해 놓은 책을 찾으러 가는 길에 붕어빵을 사러 갔다.

그런데, 문이 닫혀 있었다.

너무너무 아쉬워 주위를 빙빙 돌다가 도서관으로 향했다.

그리고 며칠 뒤에 다시 가보았지만, 열지 않았다.

사장님과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니고, 붕어빵이 유독 먹고 싶어서 이기도 했지만, 왠지 모르게 걱정이 되었다.

'이제 안 하시는 건가?'

이곳으로 이사 온 후로는 겨울이면 들리는 곳인데, 아쉽기도 했다.


오늘도 아쉬워하며 도서관을 가는 중이었다.

'잠깐만 이거 무슨 냄새야? 감튀 냄새랑 붕어빵 냄새인데...'

자세히 보니, 중학생들이 구름처럼 몰려 있는 것 아닌가?

마치 부산 다리집처럼 학생들의 다리밖에 안 보인다.

그렇다면, 오늘에야 말로 붕어빵을 먹을 수 있겠군.....


학생들을 헤집고, 사장님께 말을 건다.

"사장님~~ 붕어빵 10개만 포장해 주세요!"

"아이고 언니야 어쩌지... 지금 학생들 주문이 밀려서 마이 기다려야 하는 데 우짜면 좋나..."

"아~! 괜찮아요 학생들 먼저 주세요 저 시간 많아요 여기 옆에서 책 읽고 있을 테니. 천천히 주셔요~

근데, 요즘에 문 안 열으셔셔 이제 안 하시는 건가 걱정했어요~"

"아이고 그랬어요? 내가 팔이 안 올라가, 말도 몬한다 아이가. 그래도 언니가 기다렸다 카니까 좋네,

이제 늙었는가? 보통은 시작하고 한 두 달 있으면 아픈데, 지금은 시작하마자 아파서,

근데 쉬니까 더 아파서 지금 나왔다! 언니야 조금만 기다려요~"


사장님은 연신 미안해하신다. 그러나, 아프셨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내가 더 미안해진다.

학생들이 계속 몰려오고, 사장님은 계속 조금만 기다려 달라 하신다.

자꾸 사장님 팔에 눈이 간다.


학생들이 계속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려, 붕어빵을 받았다.

감사하다고 말하며, 이체를 해드렸다.

오래 기다린 만큼 냄새가 너무 좋다.

혹여나, 붕어빵이 눅눅해 질까 봉투를 정말 열어젖혀가지고 조심히 들고 왔다.

역시 겨울에는 따뜻한 앙고가 가득한 붕어빵이다.


머리부터 한 입 크게 물어본다.

세상에나 마상에나, 으깨진 팥알갱이가 입천장을 붙었다가 서서히 녹아내린다.

이윽고, 폭신한 머리와 바삭한 꼬리의 간극이 느껴진다.

꼬리까지 가득한 팥을 느끼다 보니, 순식간에 한 마리를 꿀꺽했다.


그러다가, 봉투를 들여다보니, 사장님께서 두 개나 더 주셨다.

요즘 서울에 가면 붕어빵 하나에 천 원이 넘는다고 하는데...

여기는 한 개에 700원, 10개에 6천 원이다.

그런데도 사장님은 더 많이 주셨다.

아우 붕어빵 가게를 자주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마음 같아서 매일 가고픈데 말이다.

당분간은 내적 갈등 엄청 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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