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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진짜라 Jan 11. 2022

가족이라곤 하나 없는 내가 너가 좀 만만하면 안되냐?

내가 너무 못났다고 느껴진건 기시감이 아니라 사실이었다. 가장 경계해야만 했던 나의 모습이 어느순간 비집어 나오기 시작했으니까. 스무살 가장 철없을 시절의 모습들이 삐져나오기 시작한 것들은 갑자기 어딘가 기댈 구석들이 생기기 시작한 후 부터였다. 


8년을 알고 지낸 선배한테도 아직 존댓말을 쓰는 나는 그 선배가 만날때 마다 언제까지 존댓말 쓸거냐고 묻는다. " 저 말 놓으면 편해지고 그러면 사람 막대해요. 이게 선배와 저의 마지막 방어선이에요. 제가 선배한테 막대하면 어떡해요." 그래놓고서는 가장 그러지 말아야지  했던 사람들에게 막대하고있었다. 


어딜가나 맏이처럼 행동해야했던 내가 어느새 징징거릴 수 있는 사람들이 생겨서 좋았다. 자꾸 어린애 처럼 어리광부리고 투덜대고 밑바닥보이고 못난모습들을 맘 편히 보이는게. 왜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미란이가 은희에게 "가족이라곤 하나 없는 내가 너가 좀 만만하면 안되냐?"고 했는지 이해가됬다. 내 주변엔 어느 하나 만만한데가 없어서, 내가 가족의 만만한 구석이니까 내 만만한 구석을 밖에다 찾았나보다. 그게 안좋은 일인데, 그런거 이제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는데 자꾸만 나보고 귀엽다 귀엽다 하니까 진짜 그런거같아서 정말로 날 사랑해주는거 같아서 거기에 자꾸만 신나서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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