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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사슴 Jul 25. 2023

#3. 이야기 구체화하기

비전공자 영화 촬영기 '모두의영화'

모두의영화 프로젝트란?

같은 배우, 같은 장소, 같은 장비, 그리고 청년.
최소 장비와 인원으로 ‘청년’을 담은 두 편의 영화를 만듭니다. 
영화를 함께 보고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는 상영회, 모두의 자리를 엽니다.

청년의 이야기를 담은 ‘누구의 영화’로 시작해 ‘당신의 영화’를 거쳐
종국에는 ‘모두의 영화’로 확장되길 바라는 청년창작 커뮤니티 프로젝트입니다.



시나리오는 영화의 뿌리이다. 현장에서 촬영 중에 막히는 부분이 있을 때, 막막함 앞에서 표현을 구체화시키고 싶을 때, 배우나 스태프와 소통할 때 항상 시나리오를 찾게 된다. 영화를 준비하는 모든 단계에서 시나리오 관련 작업 기간이 가장 길다. 그만큼 시나리오가 꼼꼼하지 않으면 영화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상업 영화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우리는 일당백으로 시나리오를 써야 한다. 다시 말하면 반대로 상업영화에서는 투자자와 기업, 각 엔터테인먼트 등의 니즈를 반영해가며 시나리오를 써야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의도를 1순위에 두고 쓸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청년과 청춘, 주제에 집중하기


시나리오의 요소에 크게 인물과 배경, 사건이 있다. 영화의 큰 줄기가 되는 기본 서사(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를 어떤 방식(주제)으로, 어떤 순서(플롯)로, 어떻게 화면으로 옮길지(연출)를 고려하여 쓴다.


러닝타임이 짧은 단편영화인 만큼 관객이 쉽게 흡수할 수 있는 서사의 큰 맥락이 필요할 것이다. 하고자 하는 말이 명확하지 않으면 어떤 영화인지 알기 어렵고, 여러 요소를 난무하게 되면 영화의 주제가 혼탁해진다. 


제일 먼저 생각할 것은 내가 바라보는 '청년과 청춘'이다. 나는 청춘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내가 지나가고 있는 지금, 이 청년기는 과연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또 청년이 아닌 사람들이 바라보는 청년은 어떤 모습일까. 그렇다면 청년인 사람은 누구고, 청년이 아닌 사람은 누구일까.





수정 그리고 수정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정리되었다면 그에 맞는 이야기를 짜본다. 재미없는 내용으로 러닝타임 동안 관객을 농락할 수는 없으니, 갈등을 넣어서 주제를 보다 재미있게 풀어본다면 좋을 것이다. 작의에 따라 갈등을 의도적으로 뺄 수도 있다. 


대사를 쓸 때에는 여러 차례 소리 내어 읽어봐야 한다. 생각보다 잘 읽히지 않거나 멋없는 대사는 수정한다. 모든 대사에 힘을 줄 필요는 없지만 모든 대사가 그저 일상적이어도 맛이 줄어든다.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배우의 목소리 즉, 캐릭터를 통해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쓴다. 


이야기를 만드는 작업은 점차 카메라의 위치, 배우의 의상, 낮과 밤 등 시간적 배경, 서사의 맥락과 실제 촬영의 진행 순서, 조명의 위치, 배우의 동선 등으로 점차 확장되며 영화의 모습을 갖춰간다.


시나리오 작업은 배우에게 최종본이 전달되기 전까지 계속된다. 아니, 사실 영화 촬영 현장에서도 수정된다. 그러니 당연히 초고가 나오더라도 이를 어떤 방식으로 퇴고할지에 관해 촬영을 마칠 때까지, 편집을 마칠 때까지도 계속 고민, 또 고민한다. 


이때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함께 영화를 만들어가는 스태프와 배우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영화에 누구보다 시간을 들여 생각을 해왔을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좋은 부분을 수용해나가며 다양한 시선을 고려하여 만든 영화는 분명히 깊이가 생길 것이다.



촬영장소 섭외하기


실제 촬영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동선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촬영장소인 소극장을 미리 정해야 했다. 극장을 정하기 위해서 촬영일정을 정하고, 촬영일 동안 대여가 가능한 극장을 찾아봤다. 극장마다 구조와 이미지가 다르니 여러 곳을 방문해 현장 답사를 하고 마음에 드는 곳으로 결정했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촬영일 확정과 소극장 예약까지 완료되었다. 현장을 보고 오니,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조금은 머릿속에 그려진다.          



내가 쓰는 글대로 배우와 카메라가 움직일까.

내가 쓰는 그대로 화면에 담길 수 있을까.   

  

고민이 계속된다.




©️ pexels(Suzy Hazelw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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