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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채 May 05. 2024

책 부적

2024년 5월 1주 차


 이번 독서모임 책은 마이클 샌델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당연히 크레마클럽에 e북이 있을 줄 알았는데 없었다. 온라인 서점에서 구매를 할까 하다가 혹시나 하여 당근마켓에 검색을 해봤더니 마이클 샌델 책 3권을 묶음이 만 원에 올라와 있어서 거래했다. 3권 중 2권은 연필로 밑줄 친 흔적이 있다고 되어 있었다. 중고책을 살 때면 이런 걸 보는 재미가 있다. 나 이전의 독자는 어떤 부분에 어떤 흔적을 남겼을지 보는 재미. 그리고 그 흔적을 보면서 왜 이 부분에 표시를 했을까 추측해 보는 재미까지. 그렇게 책 3권을 데려오긴 했다만 지금 제주집 장에 책이 많아서 터지기 일보직전이라 마이클 샌델의 책들은 지금 그냥 방바닥에 쌓여서 나뒹굴고 있다. 그 저명한 마이클 샌델의 책이 그저 내 방바닥에 나뒹굴고 있다니...


 지난달에 책 몇 권을 다시 본가에 갖다 뒀는데도 제주집에는 여전히 책이 한가득 쌓여있다. 그리고 지금 침대 옆, 침대 위, 남는 의자 위, 좌식 탁자 위 등등 여기저기 또 몇 권씩 널브러져 있다.

 머리맡에 책이 꼭 있어야 한다, 자기 전에 읽지 않더라도. 집을 나서 대중교통을 좀 오래 탈 때면 무조건 책을 챙긴다. 그 덕분에 나는 절대 작은 가방을 메지 못한다. 요즘은 그래도 대중교통 탈 땐 종이책 대신 이북리더기를 챙기지만 한없이 작은 가방을 메기엔 한계가 있다. 여행을 갈 때면 캐리어에 꼭 책을 담아간다. 여행 일정의 장단에 따라 챙겨가는 책의 수는 조금씩 다르지만 평균 3권이다. 그리고 캐리어 외에도 여행하면서 몸에 계속 메고 다니는 가방에도 1권씩 넣어 다닌다. 제주집에 미리 짐을 조금 택배로 보냈을 때도 택배 박스에 책을 몇 권 넣어 보냈다. 마치 부적처럼. 다 읽냐고 물어본다면 대답은 '아니오.' 항상 짐이 되곤 한다. 그렇지만 뜬 시간에 읽을 책이 없다는 건 상상만으로도 정말 괴로운 일이다. 거의 불안증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침대 맡이고, 가방이고, 짐더미고 간에 꼭 책이 있어야 하고 항상 책이 있다. 이게 부적이 아니면 뭐겠어.


 책을 머리맡에 두기만 해도 거기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을 받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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