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아이 1

소설

by 인문규

아주 어렸을 때, 나는 개를 괴롭히는 것을 즐겼다. 개는 수영을 할 줄 알아야 한다며 일부러 물을 양동이에 받아내고선 개를 빠트렸다. 물에 빠진 개는 털이 몸에 달라붙어 평소보다 두 배는 작은 모습이 되었다. 나는 그것에 야릇한 희열을 느껴졌다. 부모님께는 개와 함께 수영할 거라면서 자꾸만 개를 물에 빠트렸다. 개가 양동이에서 빠져나오려고 하면 발로 막았다. 개는 그런 나를 물지도 할퀴지도 않았다. 그저 양동이의 모서리에 시선이 멈춰있었다. 개는 점차 힘이 빠져 허우적거림이 느려졌다. 나는 그제야 개를 물에 젖은 인형처럼 들어 양동이에서 빼냈다. 개는 몸을 털어내고 지쳤는지 헥헥거렸다. 그러곤 아까 양동이에 얼굴을 가져 다대고는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개는 얼마 안가 죽었다. 나는 유품이랍시고 개의 송곳니를 여러 개 뺐다. 날카롭고 큰 것이 멋져 보였다. 필통에 몰래 담아두고 다음날 친구들에게 보여줄 생각에 신이 났었다.

나는 학교에 가서 아이들에게 필통에 담아뒀던 개의 이빨을 보여줬다. 우리 집 개가 죽으며 내게 남겨준 것이라며 아이들에게 자랑했다. 아이들은 마치 그것이 희귀한 보물인 것 마냥, 쉬는 시간마다 찾아와 보여 달라고 했다. 나는 그런 그들이 내게 호감이 보이는 것이 좋았다. 그러나 옅은 미소는 마음속에 감추고 몇 개 없는 한정판이라며 안 된다고 말하며 숨겼다. 그러자 그들 중 돈이 많은 아이들은 내게 이빨을 팔라고 말했다. 나는 개당 1000원을 제시했다. 아이들은 주저 없이 호주머니에 있는 동전을 꺼내 내게 건넸다. 나는 하나를 제외하고 모두 팔아넘겼다.

하교를 하고 집에 돌아오니, 평소에 들리던 개가 짖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조금은 슬픈 기분이 들었다. 정확히는 슬펐다기보다는 아쉬웠다는 게 맞다. 그 시골에서 더 이상 가지고 놀만한 것이 없기에 때문이었다. 마루에서 발만 흔들거리는 나를 보고 부모는 안쓰러웠는지, 금방 장터에서 작은 강아지를 사 왔다. 나는 새로운 장난감이 생긴 것 같아 기뻐했고 부모는 그런 나의 속사정도 모르고 혼자 두는 것에 미안해했다. 강아지는 뭣도 모르고 자꾸만 내 볼을 할짝거렸다. 나는 간지럽다며 여느 아이처럼 순수한 목소리로 웃었다. 부모는 뿌듯해하며, 일을 하러 간다며 다시 서둘러 작업복을 입으며 준비를 했다. 부모가 뒤를 돌아보고 있는 틈을 타서 강아지의 머리통을 쌔게 때렸다. 강아지는 깨갱하고 귀가 아프도록 꽥꽥됐다. 나는 놀란 마음에 강아지 입을 틀어막았다. 전에 있던 큰 개는 성대를 뜯어낸 것처럼 내가 아무리 괴롭혀도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는데 새로운 강아지는 계속 낑낑 되며 소리를 질렀다. 부모는 내게로 다시 와서는 강아지가 왜 저러냐 물었다. 내가 때린 것을 봤을까 덜컥 겁이 났다. 나는 실수로 발을 밟았다며 거짓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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