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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JY Mar 30. 2023

아이에게 주는 사랑보다 받는 사랑이 더 크다

9개월 차에 불과한 아기라서 그런가. 그동안 아이가 활짝 웃는 것을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자주 웃기는 하지만, 그것이 정말 자기가 신나서 웃는다는 느낌이 아니라 그냥 우리의 웃음을 따라 한다는 느낌이었는데 드디어 꺄르르르 신나는 웃음을 보여주었다.



아이를 씻기다가 아이의 발장구에 아내가 물을 맞아서 어푸어푸하니 바로 그 타이밍에 꺄르르르. 그걸 본 아내가 어이가 없어서 "엄마가 물 맞는 게 재밌니?"라고 물어보니 다시 또 발장구로 물을 뿌리며 꺄르르르. 처음 보여주는 아이의 환한 웃음에 우리 집은 한동안 웃음바다가 되었다.






2월 마지막 주말, 육아휴직을 하고 나서 처음으로 감기가 걸렸다. 주말에 아내에게 아이를 부탁하고 늦게까지 자고 일어나 거실에 나갔는데 다행히도 아이는 방긋방긋 웃으며 잘 놀고 있다. 그러다가 나를 발견하고 반가운 얼굴을 하며 열심히 기어 오는 아이. 아이를 번쩍 들어 안아주니 내 품에 얼굴을 파묻고 열심히 부비부비를 한다. 아이의 체온이 가슴에 고스란히 전해지는 순간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 그동안 내가 아이에게 사랑을 주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아이가 나에게 더 큰 사랑을 주고 있었음을.






언제까지 아빠를 이렇게 반겨주고 좋아해 줄지 모르겠지만 친구 같은 아빠로 오래오래 남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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