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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팥님 Oct 25. 2020

뭐 좀 해보려 하니 가야 되네

조카를 부탁해 고군분투기_4

3일 동안은 놀이교실을 보내게 될지 정해지지가 않았습니다. 즉, 근무시간은 오전 7시부터 저녁 7시까지입니다.

다행히 오후에 스르르 찾아오는 낮잠시간이라도 있으니 다행이었죠. 저는 정말 삼시세끼 차리다가 골로 가는 줄 알았습니다.

아침 점심 저녁 챙긴다는 게 생각보다 쉽진 않았습니다. 물론 언니가 가끔 만들어놓은 재료나

장을 보아놓은 것으로 만들어 먹으면 될 일이지만 생각보다 그 주기가 어찌나 빨리 찾아오던지..

그렇게 풀타임으로 3일을 보냈는데 와, 정말 내 시간이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면서 이런 생활이 반복되면 우울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별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이것 조금 했는데 징징 거리는 나를 보며 찐 육아하시는 분들은 얼마나 힘드실까요..

어쩌다 보니 조카도 놀이교실이라는 곳에 가게 되어서 그때부터는 조금 여유가 생겼었습니다.


조카에게는 첫 사회생활일 텐데 걱정되는 마음이었습니다. 재밌게 놀기만 하면 되겠지만 형 누나들 사이에서 다치지 않고 잘 놀다 올 수 있을지 내 애기도 아니지만은.. 이모가 너무 오버하는군 하면서 등원 보내기 시작!


조카는 별 탈 없이 잘 놀다 왔지만은 문제는 그 짧은 시간을 어떻게 만족스럽게 채울 것인가 과제였습니다.

보통 운동을 다녀온다던지, 일을 한다던지, 책이나 취미 생활 뭐든 될 수 있겠지만 나는 취준생으로서 이력서를 써야 마땅하다 생각해서 짐을 꾸려 카페에 가면 이력서를 그렇게 쓰기가 싫었습니다..

카페를 갔으니 커피맛 즐기다가 시간이 뚝딱 흘르고, 자기소개서 타이핑을 치다가 황급히 조카를 데리러 간 적이 많았습니다.

2시까지 도착해야 되니 1시 정도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고 아쉬움이 얼굴에 가득한 채 커피를 마셨습니다.


그래도 조카를 델러가면, 조카의 표정은 늘 환한 미소로 기다렸다는 듯이 뛰어나왔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 어딘가 모를 사명감이 튀어나와 밤톨이에게 최선을 다하니 아쉬운 마음은 금세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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