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한가운데 피멍 든 자리를 봅니다
시계 보듯 지친 기색으로 봅니다
손바닥이 엄지를 삼키고
손을 동그랗게 쥐고서
붉은 기가 퍼지고 옅어졌네요
어제보다 조금 더
> 결국엔 모두 비슷할 거예요 <
봄이 올까요
> 이마에 주름을 한 두 겹씩 얹고 살 거고 <
멍자국이 손톱 끝 절벽으로 기어 올라가
단숨에 세상 밖으로 떨어지면
> 어디선가 들었을 법한 이야기를 경험담이라며 소개할 거예요 <
시간을 건너뛸까요
> 와인 한 잔을 건네며 오늘을 기억하자 할 거고 <
손톱이 하늘을 볼 수 있도록
손을 동그랗게, 엄지를 가장 위에
> 책 모퉁이가 붉게 물드는 것도 모른 체 건배사를 읊을 거예요 <
손톱 한가운데 피멍 든 자리를 봅니다
가는 비 이마로 받아내듯 허탈한 기색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