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에서 너는 말한다
24.03.21 12:43 씀
요코하마에서 너는 말한다
>> 어떻게 쓰레기차마저 깨끗할 수 있어 <<
나는 너의 '마저'를 입 안에서 계속 굴린다
너는 깨끗한 쓰레기차를 보기 전 다른 것을 보았다
그 다른 것은 깨끗했다
시내버스였을까
아스팔트였을까
사람이었을까
깨끗함이 너에게 놀라움을 주었다
놀라움은 흔치 않은 것에 반응한다
너에게 티끌 없음은 흔치 않고 비범하고 부자연스럽다
나는 티끌 없음에 상황극을 요청한다
무단 횡단, 눈으로 날아든 민들레 홀씨, 멈추는 걸음, 경적 소리, 눈 비비는 오른손과 손바닥을 내보이며 양해를 구하는 왼손, 그때 왼쪽 주머니에서 떨어지는 휴지 조각, 휴지를 쓸어갈 환경 미화원, 그가 매일 챙기는 빗자루, 먼지 한 톨 엉겨 붙지 않은 지푸라기, 그래, 딱 여기까지
'마저'는 이럴 때 쓰는 거겠지
나는 침을 꿀떡 삼킨다
너는 멀어져 가는 쓰레기차의 뒷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