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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디코치 Sep 10. 2023

이 바보야 중요한 건 계획이 아니야

계획과 실제의 차이는 성과와 별로 상관이 없다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생산은 의식적으로 계획과 충돌한다. 계획과 실제의 차이는 성과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오히려 유연성과 고객 지향성을 칭찬해 주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칭찬은커녕 처벌이 내려진다. 위계조직 내의 권력은 성공적인 성과를 위험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경영이 정작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성공이나 실적이 아니다. (...) 시장에는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그 힘은 경영을 능가한다. 이런 시장의 요구를 거부하고 자기 식대로 시장을 관리하면 시장의 압박을 받는다. 제록스, 코닥, GM 모두 경영진의 결정에만 의존하고 주변부에 아무런 권한을 주지 않아 시장의 강한 압박에 시달렸다. (...) 다시 말해 경영이 아니라 시장이 기업을 이끌어가면 재밌고 신나게 일할 수 있다. 불쾌한 압박이 사라지고 쾌적한 끌림이 있다. 언제나 새로운 자극과 해결책, 자기 발전을 맛볼 수 있다.
by 언리더십 P 85~86


4/4 분기가 되었다. 회사는 또 바쁘게 움직인다. 지난 3분기까지의 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되었는지 되돌아본다. 그리고 2023년 마지막을 달려 나갈 4분기 전략을 세워야 할 때이다.


그런데 고민이 생겼다.
핵심 리더 그룹, 편하게 '경영진'의 계획이 과연 실제 성과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가령, 1000만 원으로 1100만 원을 벌어다 주는 서비스/제품을 만들라고 말하는 것이 성과를 만드는 계획인가? 의문이 들었다. 오히려 1100만 원이라는 숫자에 갇혀 2000만 원이나 1억의 성과를 만드는 생각을 가로막는 것은 아닌가?


실제로 작지만 확실한 성과를 냈던 케이스를 되돌아보면 경영진의 계획이 똑똑했을 때가 아니다.
실무팀이 고객 반응(시장 반응)에 집요하게 매달렸을 때 성과가 만들어졌다.


셀들은 전통적으로 부서, 사업, 업무분야로 나눈 기능과 역할, 업무를 통합한다. 각 셀이 하나의 기업이다. 셀은 스스로 성과를 제시하고 독자적으로 생산하고 성과를 판매한다. 이때 자신들의 성과 포트폴리오를 독자적으로 결정한다. 셀은 고객을 지향한다. 위계질서를 고려하지 않는다. 셀은 지시를 받지 않고 오직 시장에 귀를 기울인다. 자신의 경제성에 집중하고 기업 안에서 자신의 가치창출을 스스로 책임진다.
(...) 이런 조직은 개방적인 내부 정보체계를 바탕으로 완전히 투명하게 운영된다. 조직 내/외부 관계에 대해 공통 인식을 갖는다. 내부 네트워크는 시장관계와 요구 방향에 기초하여 단순하게 구성된다. 또 위계질서가 아니라 네트워크 내 가치축적에 중점을 둔다. 여기서 계획 수립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by 언리더십 P 89-90


위 글처럼 다음 4/4 분기의 전략은 조직 내 실무팀 (스쿼드라 부른다) 직접 세팅해 보는 것을 고민 중이다.

실무레벨의 문제를 스스로 정의하고 그것이 조직의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된다면 (기대 수준 동기화) 충분히 해볼 만하다.


다만, 압박이나 위계관계가 아니라 오직 시장의 요구에 따라 전략을 짜려면 아래 전제 조건을 달성해야 한다

1. 스쿼드가 필요한 정보들 (매출, 비용, 상위 전략) 알려면 모두 알 수 있다.  

2. 스쿼드 구성원은 협의에 의한 원칙을 일관되게 지켜야 한다. (위계에 의한 규칙은 남용하거나 오용된다)

3. 실무자와 최고 의사결정권자 사이에 아무도 없어야 한다 (탈중앙화)


여기까지 생각하니 가슴이 뛴다. 그리고 머리가 복잡해진다.

우리 조직은 스쿼드가 필요한 정보를 막힘 없이 알려줄 수 있는가? (신뢰의 문제)

우리 조직은 위계에 의한 압박이 아니라 협의에 의한 원칙을 구성원이 지킬 것이라 믿는가? (신뢰의 문제 2)

우리 조직은 중간 관리자가 없어도 업무를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질 수 있는가? (역시 신뢰의 문제 3)


결국 변화는 신뢰의 문제다. 그렇다면 신뢰는 어떻게 쌓는가?

말하고 Talk

행동하고 Action

증명하는 것 prove

3단계가 루프를 반복적으로 돌며 만들어진다.


친구가 나 10kg 다이어트할 거야. 외치기만 한다면 내심 '에이 저 놈이 다이어트? 불가능일 것 같은데' 의심할 수 있다. 반면 친구가 나 10kg 다이어트할 거야 외치고 매일 밤 5km 러닝 하는 모습을 보여주더니 2주 만에 1kg 다이어트에 성공했다고 증명한다면? 그 친구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것이다.


마찬가지다. 조직 내 일하는 방식의 변화는 신뢰에서 시작된다.

'계획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아요. 실제 성과를 내는 것은 실무팀의 기민한 판단이 더 중요합니다' 100번 이야기해도 믿지 못하는 것은 당연할지 모른다. 그러니 말하고, 행동하고, 증명하는 것을 시작해야 한다.


실무자가 필요한 정보를 최대한 투명하게 공유하고, 알고자 하면 알 수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우리가 어떤 협의를 했고, 그것이 위계적인 규칙보다 강력함을 리더들이 먼저 보여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실무자가 회고 의사결정권자와 아무렇지 않게 대화하고 의사결정 할 수도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무엇보다 이 과정을 한 바퀴 돌았을 때 우리가 일하는 방식, 실제 성과에 변화가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만약 지금 조직이 경영진의 화려한 계획에만 의지하고 있다면 과거 GM, 코닥, 제록스의 실패를 따라가는 것일 수 있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신뢰를 쌓아 올리고, 자율을 주고 원칙으로 책임지게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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