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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선 Jul 18. 2024

향의 사회

향의 명징한 서사 '분향'




신성한 구역이라는 경계와 몇 날 며칠 목관에서 날 피치 못할 냄새에 대한 대비책과 하늘로 혼이 오르리라는 상징으로


분향실은 향을 명징하게 서사한다.


1개에서 3개를 뽑아 향에서 향으로 불을 옮겨 좌우로 살짝 몇 번 저어서 불을 끄고 향이 피어 오르면 향로에 세운다.


"저 향은 왜 계속 피워요?"

"제례 의식이지."

"눈이 아프기는 하다. 우리 한 개씩만 피워도 되지 않을까."


아빠의 장례에서 첫째가  물은 질문에 어떤 대답일지 기억이 안 나지만 저런 류라고 하고 싶다.


그래도 한 개로는 부족해 보인다며 누군가 향을 더 피워 올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영정사진의 아빠는 '너네 뭣들 하냐'라며 특유의 웃음을 보이는 게 어째 느껴졌다.


그게 뭣이 중한데?


향이라는 것에 어떤 염원을 담으면 어떤 일이 생겨날까


어떤 에너지가 발생하는가


잘 모르겠다. 다만. 끝났고요.


그렇지만 열심히 살다 간 아빠의 인생으로 "인생이 이렇게 끝나서 각자의 인생이  허무하다" 말은 하지 마세요.


열심히 살다가 아프거나 기억을 잃거나 다 그래요.


성실하게 삶 안에서 살았으니 됐다고요.


아침 까치가 열심히 짖네요.


간밤에 비가 많이 온대더니 여긴 아닌가 봅니다.




'조향'이라는 '희미하지만 깜박거리는 등대'를 향해서 글을 꾸준히 끄적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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