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릴스를 보다가 15초에 요리를 뚝딱 하는 인상적인 간편요리에 며칠 빠졌습니다. 재취업 시 필요한 신체검사에서 인상적인 수치를 받았습니다. 중성지방은 50% 떨어졌고 총콜레스테롤은 유의미하게 내려갔습니다. 더 이상 살이 쪄선 안되게 발뼈와 꼬리뼈가 아픕니다. 공복 레몬수를 하루에 시작으로 해서 요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냉장고에 있는 것들로 간편요리를 꾸준히 하는 글을 씁니다.
도서관에서 카카오톡 메시지 '카톡'이 왔다. 퓨처셀프와 놀라움의 힘을 반납하라고 보내준 메시지이다. 그래서 아침 독서는 이 두 권을 뒷 베란다의 김치 냉장고 위에 주워온 맵시 나는 빨간 독서대를 놓고 두 권을 겹쳐 놓고 읽기로 시작한다. 딸이 택배용 비닐봉지를 달라고 해서 이따가 준다고 하고 공복레몬수가 생각이 났다.
남편이 새로 사다 놓은 검은 컵에 한 컵 레몬수 분량의 수돗물을 따르고 주전자에 넣어 100도 설정한다. 두 달 동안 냉동 저장해 놓은 레몬을 먹고 다 떨어져 갈 무렵, 어제 그제 새로 슬라이스 한 레몬 조각 중 냉장실에서 150미리 유리병에 넣어둔 레몬 반 슬라이스, 두께4미리 정도의 레몬 네 조각을 컵에 담는다.
주전자의 물이 끓는 동안에 퓨처셀프와 놀라움의 힘을 김치냉장고 앞에 서서 까치발 들기나 제자리 걸음이나 뒤로 다리 들기를 하면서 읽는다.
주전자 물이 다 끓어서 5분 후즘레몬에 물을 붓고 3분여 기다렸다가 책을 읽으면서 천천히 마신다. 레몬 껍질 색만큼 우러나올 즘엔 다 마신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두부, 깻잎, 양배추, 말려 굽다시피 한 느타리버섯이 보인다. 양배추를 삶으려다가 다 자는데 시끄러울 것 같아서 두부, 깻잎, 굽다시피 느타리버섯을 꺼냈다.
올리브오일을 한 스푼 프라이팬에 두르고 두부를 올리고 느타리버섯을 한쪽 프라이팬에 데우고 냉장고에서 불고기 소스 양념을 꺼내 ⅔스푼 즘 두부와 버섯에 뿌린다.
접시에 두 번째 주걱으로 담을 즘 브런치 연재일이 생각나서 그때부터 음식이 정렬되도록 했다. 나름 세 번째 주걱즘부터는 깨끗하게 담으려는 노력을 한다.
혼자 식사에는 (식사 때마다만 보려고 하는) OTT이지! 하고 어제 보던 '여인의 향기'를 10여분 시청하려고 재생한다. 다시보기 6번쯤 한 '인턴'영화를 그제 어제 며칠 다시 보기로 정주행 했더니, 나를 '여인의 향기'로 데려가줬다.
취향에 맞지 않아도 10분은 보려고 노력을 해보는 편인데 이 영화는 바로 시대적 배경이 마음에 들고 적정한 반 디지털 환경이 마음에 든다. 시대가 다른 배경, 적정한 기술의 발달로 보이는반 고화질 영화를 보면 타자기를 치듯 서두름이 몸에 뱄지 하는 속도를 찬찬하게 하고 싶어진다.
요리에 관심이 없다. 밍밍한 맑은 탕에 간만 맞아도 좋은데. 간편하게 먹고 싶다
릴스를 보다가 15초 요리의 과정들을 며칠 보다가 알았다. 할 수 있겠다. 간편 요리를
냉장고에 있는 것들로 조합해서 간단하게 공복혈당 90을 생각해 보며 간편하게 최소한의 시간과 과정으로 간편 요리를 하는 것이다
몇 컷의 사진과 글을 남겨야지 싶으니까 간편 요리를 하면서 뇌가 작동한다.
'공복혈당 90'을 동기로
새로운 취미로 적당하지 않은가
구운버섯은 2300원 한다는 느타리를 훅 사와버린 남편. 두 번째 느타리 버섯 한 박스. 저번에 능이버섯 맛 나게 만든 걸 기억하는거군. 음... 어떻게 하지 하다가 저번보다 나름 잘게 찢어 오븐이나 에어후라이에 190도에 20여분 건조시킨다.
완전 건조는 타거나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아서 약간 뽀송하고 구운 느타리 버섯이지만 이렇게 만들어놓고 냉장실에 놓고 며칠 안에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