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욱곤 Sep 04. 2023

누가 누가 잘하나?

특히, 무엇을 잘하나? 발견해 주고 응원하기.

(이미지출처:박요한 일러스트) 이렇게 재밌어해야 재능이죠.


제가 근무하는 직장에 여자 직원의 딸은 현재 초등학교 2학년입니다. 이 아이의 그림 실력은 워낙 출중해서 연필이나 관련 도구 하나만 주면, 슥슥 스케치하여 그려내는 그림이 아주 일품입니다. 게다가 색감까지 좋아서 언뜻 보면 어린이가 그렸다고 쉽게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그 정도면 개천에서 용 났다고 표현해도 그리 미안하지 않은 이유는 엄마 아빠가 미술에는 그다지 뛰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가 볼 때는 너무 부럽고 선망의 대상 정도는 됩니다만 정작 엄마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림을 그릴 때만 눈이 초롱초롱할 뿐 정작 공부에는 거의 관심을 끊었다는 표현이 맞습니다. 수학이나 여타 과목은 물론이고 외워야 하는 과목도 싫증부터 내기 일쑤라는 것입니다. 오죽하면 공부하기 싫어서 그림이 더 좋다는 표현을 할 정도까지 이르렀습니다.     


이를 어쩌면 좋으냐며 엄마는 종종 해법을 묻곤 하지만 최상의 방법이 있는 건 아닐뿐더러 뭔가 방아쇠 역할을 해줄 만한 방법도 있는 건 아니기에 속 시원한 대답도 현실적으로 어렵긴 합니다. 다행인 건 아이의 재능을 일찍부터 찾은 것에 대한 안도감이 있기에 조금씩 기다려 보면서 아이가 자발적으로 해주기를 바라고 있는 듯했습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아주 행복한 고민에 속합니다.    


      

조금은 많이 큰 여자아이의 이야기입니다. 이 집도 딸아이의 그림 솜씨가 여간 아닙니다. 특히 캐리커쳐라고 하나요? 순간적인 표정이며 행동 등을 잡아내는데 재주가 있습니다. 대학도 산업디자인으로 전공하더니 지금은 회사에 잘 다니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렇게 특정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는 아이들은 공부 잘하는 아이들처럼 부모들이 각별한 정성을 들이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보통의 재능도 아닐뿐더러 한번 가꿔놓으면 자신의 몫을 내내 부리며 살기 때문일 것입니다. 부모님 생각에는 치열한 경쟁에서 기왕이면 좋은 결과를 바랄 것이고 어른이 되고 나서도 명성을 내면 좋겠다는 바람이 분명히 있을 테지만 이 사회에 재능 좋은 아이가 하나둘이 아닌 게 문제라면 문제입니다.       



   

내 아이가 어느 방면에 소질이 있나? 알아내고 지원해 주는 일차적 의무는 부모에게 있겠지요. 그렇게 하려면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을 시키고 조심스레 찾는 과정을 거쳐야 하겠지만 그마저도 어려운 형편에 있는 사람도 많을 것입니다. 한 마을에 아이가 나면 그 집뿐 아니라, 온 마을이 키운다는 말이 있지요? 오지랖이라고 비난하기 전에 그 정도의 관심은 필요해 보이지만 현대사회는 대문을 넘는 순간 철저히 조심해야 하는 시절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실 김연아, 장한나, 장영주는 물론 조성진, 손열음에 대한 응원 정도만 해도 내 몫을 다하는 듯 그런 시절을 살아갑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