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헬스'라 불리는 운동을 좋아합니다. 중학교 때부터 이어졌던 운동습관이 성인이 되어서도, 나이 마흔 살이 넘어서도 이어지고 있어요. 상체충이라고 하죠? 저도 약 6년 전까지 상체충이었어요. 집에서 운동을 하다 보니 하체운동할 만한 기구가 없어서 그랬습니다.
그러다 보니 맨몸운동만 할 때는 푸쉬업, 풀업(턱걸이), 덤벨운동 등 아주 소소한 운동만 했었어요. 푸쉬업을 하루 천오백 개 이렇게 했습니다. 각 잡고 하면 한 시간 반정도 걸려요. 한 시간 반동안 푸쉬업만 하는 겁니다.
헬스장은 이상하게 가기 싫더라고요. 사람도 붐비고, 일단 내성적인 성격인지라 사람 많은 곳에 가면 힘들어하는 타입입니다.
6년 전 한창 맨몸 운동할 때,
하루는 출근길 지하철 계단을 내려가는데 다리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떨리더군요.
이상하다. 이럴 리 없다. 나 나름 운동도 많이 하는데 계단 내려간다고 다리가 떨려?
그때부터 홈짐기구를 열심히 알아봤어요. 헬스장은 진짜 가기 싫고, 집에서 운동하고 싶다는 일념하에 집 방 사이즈를 재서 크기에 맞는 기구를 샀습니다. 아래는 제가 처음으로 구입한 하프랙입니다. 이걸로 3년 간 참 열심히도 운동했었네요. 이후에 랙을 한번 업그레이드했었어요.
다리운동의 핵심이자 전신운동의 꽃. 바로 스쿼트. '닥치고 스쾃' 이란 말도 있죠?
그 스쿼트 하나만을 위해 랙을 구비했어요.
첫 시도. 견갑을 접고, 바벨을 승모 위에 얹고는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내려가는 경험을 하고선 빈봉부터 열심히 연습했어요. 그렇게 3년. 어느덧 스쿼트 자세가 몸에 익기 시작하더군요. 그렇게 무게도 점점 올려갔습니다. 허벅지도 조금씩 튼실해져 가니 운동할 맛 나더라고요.
현재 6년째 스쿼트를 즐겨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허벅지 앞쪽 운동에 최고라는 '프런트 스쿼트'를 해보기로 했어요. 백 스쿼트는 참 열심히 많이 했었는데, 프런트는 안 해봤거든요. 몸이 뻣뻣해서 자세자체가 안되더군요. 스트레칭을 하고 맞는 자세를 찾아갔어요. 지금은 어느 정도는 자세가 만들어져 조금씩 무게를 늘려가고 있답니다.
백 스쿼트를 즐겨했고, 이제는 어느 정도 한다고 생각했는데 같은 스쿼트라도 종류를 조금 바꿔 프런트로 하니 자세자체가 아예 나오질 않던 경험.
뭐 좀 할 줄 안다고 거들먹거리던 예전 직장인 시절이 생각나네요. 나름 전문가 소리 들으며 16년을 해왔지만 세상이 가만히만 있지는 않으니. 변해가는 트렌드에 맞춰 발전해 나가야 하는데, 살짝은 고여있던 나.
이렇게 꼰대가 만들어지나 봅니다. 과거의 눈부셨던 영광의 순간들을 잊지 못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것이 몸에 체득된 거 같습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쓰고, 유튜브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인 거 같습니다. 손에 익지 않고, 어색하고, 어렵지만 그래도 그간 해왔던 것과는 다른 것을 도전해 본다는 자체가 저에겐 많은 의미로 다가옵니다.
너 어디다 글 쓰고, 유튜브도 한다며? 거기 인마 레드오션이야. 적당히 하다 취업해 인마.
어제 지인 중 한 명이 이 소릴 하더군요. 의기소침. 그래야 되나?라는 마음이 살짝 들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직장인일 때처럼 도망가지 않고, 맞닥뜨려 부딪히려 합니다. 그게 무엇이든 아주 작은 것 하나라도 저한테 도움이 되는 게 있겠죠? 물론, 취업하는게 도망간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제가 퇴사를 왜 했는지를 생각해보면 그렇다는 거죠.
PS. 스쿼트 하다 무릎에 물 찬 적이 세 번이나 있어요. 지금의 어느 정도는 숙련된 자세를 잡기까지는 참 많은 역경과 고난이 있었던 거 같습니다. 혹시나 해서, 무릎에 물 차면 무릎이 안 굽힙니다.(ㅋㅋ) 그리고 졸라 아파요. 가만있어도 아파요. 근데 물 빼는 것도 졸라 아파요. 그냥 무조건 아파요. 어우 끔찍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