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지만

by 우선열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 하건만 막상 건강할 때는 건강의 고마움을 잘 모른다.

건강을 잃고 나서야 아픈 후회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비교적 건강한 유전자를 타고난 덕분에 별다른 병치레 없이 살아왔다.

고마운 일이건만 젊어서는 당연한 일인 줄 알았다.

심지어는 병약해 보이는 모습을 부러워한 적도 있다.

뙤약볕 아래 교정 조회가 길어지면 친구들 중 한두 명이 쓰러져 양호실로 가는 일이 다반사이던 시절이다.

부축을 받고 양호실을 향하는 친구들이 부러워 꾀병이라도 부리고 싶었다

혈색 좋은 건강한 몸이 원망스러웠다

코스모스같이 연약한 몸매와 창백한 낯빛을 가진 모습이 이상형이었다

창백한 지성이라는 말이 멋있어 보였고 천재는 요절한다며 짧고 굵게 살고 싶었다.

이상과 현실은 거리가 있는 법이다

천재는커녕 발로 뛰어도 따라가지 못하는 평범한 현실이었다

하루 이틀 밤샘쯤이야 회복을 기다릴 필요도 없었고

나른한 피로와 미열조차도 하루를 충실히 보낸 대가인양 흐뭇했다

이제는 잠이 조금 부족하면 한여름 닭 졸듯 꼬박꼬박 졸아야 하고 나른한 피로, 미열이라도 생기면 앓아누울까 걱정스러워진다

세월이다.

세월이 저 혼자 흘러 부려 놓은 70이라는 나이

이제야 건강의 중요성을 실감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믿었건만 사실이 아니었다

나이는 노화현상과 같이 온다

생로병사의 길이 인간의 숙명이다

이제야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말을 실감한다

비교적 건강한 유전자를 믿었건만 유전자도 세월을 비껴갈 수는 없다

세월을 이기는 힘은 '관리'였다

노화현상을 늦출 수 있도록 노력했어야 했다

줄어드는 근육에 대비해야 했고 망가지는 치아와 약해지는 뼈, 느려지는 심장, 약해지는 시력, 부실해지는 청력 등, 노화라는 이름의 증상들에 대비했어야 한다


다른 사람보다 자연 노화가 늦음을 자랑하기만 했다

그 흔한 갱년기 증상도 겪지 않았노라고 큰소리쳤건만 시력은 급속히 나빠져 두꺼운 안경을 쓰고 있다.

젊어 지적으로 보이던 안경 쓴 모습이 실은 얼마나 많은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라는 걸 실감하고 있다

이제야 보인다

벤치에 앉아 쉬고 있는 온화한 노인의 모습은 잘 걷지 못하여 쉬지 않으면 안 되는 노화의 모습이다

초저녁에 꼬박꼬박 졸던 어머니의 모습은 피로를 이기지 못하는 노화 현상이었다.

특별히 드러나는 노화현상이 없음에 안도하고 있는 사이 구석구석 이런 노화의 증상들은 스며들고 있었다. 젊어 증상을 발견한 사람들은 자의 반 타의 반 관리를 하고 있었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들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골골 삼십 년이라는 말은 그냥 있는 게 아니다

약한 부분에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관리를 해 왔기에 삼십 년을 견딜 수 있었다

건강한 유전자만 믿고 있었던 나는 노화의 증상들에 준비 없이 노출되고 만 것이다

건강한 노후는 축복이지만 건강하지 못한 노후는 재앙일 수 있다는 사실도 함께였다.

천재지변일지라도 대비가 확실하면 피해가 덜하게 지나갈 수 있다

하물며 예견된 노화는 철저한 관리로 어느 정도까지는 늦추어 나갈 수 있다

백세 시대의 로망, 105세 김형석 교수님의 철저한 자기 관리가 증명한다

자신의 건강관리는 해야 하는 게 백세시대의 건강 전략이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것만 진리는 아니다

'이제 와서'가 아니라 '이제라도'여야 한다

현명한 젊은이들은 '가다가 중지하면 아니 간만 못하다'는 속담을

'가다가 중지해도 간 것만큼 이익이다'라고 패러디한다

그렇다,

갈 수 있을 만큼 가려면 이제부터라도 건강관리해야만 한다

80대 노인도 40대 중년도 한결같이 하는 말은 '십 년만 젊었어도'이다

늦었다고 생각하는 때가 가장 적합한 때라는 말도 있다

이제라도 건강관리해야만 한다

백세시대가 축복이 될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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