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문학가 이원수(1911 ~ 1981).
아동문학가 이원수 선생 (1911~1981)의 일대기를 다룬 권정생, 정승각 작가의 <내가 살던 고향은>을 읽었다. 1996년에 초판 1쇄가 발간됐고, 나는 초판 28쇄를 빌려 읽었다. 책 모서리는 닳아 있었고, 길지 않은 책에는 묵직하고 깊은 맛이 있었다. 불필요한 감정 배출은 줄이고, 독서 중에 느낀 점 몇 개만 기록으로 남긴다.
1. 문학은 고통에서 나온다. 이원수 선생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었다. 일본어를 사용해야 했고, 전쟁통에 자녀를 잃었다. 그런 경험이 체험으로 남았고, 연구와 반성이 거듭되어 문학 작품으로 만들어졌다. 그렇다면 우리 시대의 고통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이 남는다. 나는 18세기 산업혁명의 유산인 불평등을 꼽고 싶다.
2. 어린이책을 쉽게 봐서는 안 되겠다. 나는 그동안 어린이책을 낮게 봤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야 책 읽기를 시작한 탓에 어린이 문학을 접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찾아가며 읽어보니 좋은 작품이 참 많다. 이원수 선생을 다룬 이번 책에서는 '우정'을 배웠다. 글쓰는 권정생 선생과 그림을 그리는 정승각 작가의 우정을.
3. 내 가족의 이력을 기록으로 남겨야겠다. 이충렬 작가 덕에 권정생 선생의 역사를 알게 됐고, 권정생 선생 덕에 이원수 선생의 역사를 알게 됐다. 나는 조부께서 태어났던 1931년을 시작으로, 그 후에 이어진 시간과 공간을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부족한 건 책으로 또 채워가며 지나간 시간들을 언어로 남기려한다.
이원수 선생의 작품을 읽어본 적은 없다. 읽어보고 싶지만 11월은 꽤 팍팍하고 빠듯하다. 이원수 선생이 열다섯 나이에 지었다는 '고향의 봄'을 읽어보며 위안으로 삼을란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차린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눈 앞에 고향이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