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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율의 독서 Nov 22. 2022

이덕무 선생을 다룬 그림책 몇 권.

책만 보는 바보, 이덕무. 

조선 후기 실학자 이덕무 . 영조 17년인 1741년에 출생하여 정조 17년인 1793년에 사망. 전주 이씨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동시에 서얼 출신이기도 한 사람. 조선의 2번째 왕인 정종의 막내아들 무림군이 그의 조상이나, 무림군이 서자로 태어났기에 이덕무 역시 서자 신분을 세습. 신분이 신분이라 출세의 길이 순탄치 못하여 글 읽는 길을 택한 사람. 주변 사람들이 그에게 붙여준 별명은 '책만 보는 바보'라는 뜻의 '간서치 看書痴'. 지난 주말 이덕무 선생을 다룬 그림책을 몇 권 읽었고, 이 곳에 그 내용을 짧게 기록하여 보존하고자 함.


1. 김주현 글, 윤종태 그림, <간서치 형제의 책 읽는 집>, 개암나무, 2014. 이덕무와 그의 동생 이공무를 소개한 책. 이공무는 이덕무보다 16살 아래이며, 김주현 작가는 이덕무가 이공무에게 존댓말을 하는 것으로 표현했음. 다음은 인상 깊은 구절. "아우님, 사람 되기 위해 공부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 배우는 것입니다. 내가 아우님과 함께 이 추운 방에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책을 읽는 것은 부자가 되기 위해서도, 출세하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멋진 사람이 되려는 것입니다." 공부의 목적은 멋진 사람이 되는 것! 


2. 이상희 글, 김세현 그림, <책이 된 선비 이덕무>, 보림, 2017. 이상희 작가의 담백한 문장과 김세현 작가의 말숙한 그림이 백미. 다음은 힘 있는 문장 몇 개. "선비는 세상이 꽁꽁 얼어붙은 밤에도 책 병풍 두르고 책 이불 덮고 글을 읽었다. 이렇게 읽은 책이 수만 권, 베껴 쓴 책이 수백 권이 되어 두루 모으고 가려낸 글로 책을 엮었다. 선비가 지은 시와 글도 차곡차곡 쌓여 갔다. (…) 어느날 임금이 선비를 불러 나랏일에 쓸 책을 찾고 고르는 자리를 맡겼다. 바로 선비가 좋아하는 일이었다. 선비가 세상을 떠나자, 선비는 귀한 책이 되었다." 


3. 김주현 글, 문종훈 그림, <책, 읽거나 먹거나>, 학고재, 2014. 부제는 '실학자 이덕무의 비밀 친구 이야기'로, 여기서 비밀 친구란 책 속에 기거하는 책벌레를 뜻함. 다음은 이덕무 선생이 비밀 친구인 반와泮蛙 선생에게 하는 말. ('반와'는 '와글와글 소리내며 책을 읽는 성균관 개구리'라는 뜻.) "다정한 벗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나비를 그리워하는 꽃과 같네. 마음 맞는 친구를 만나 마음 맞는 말을 나누는 것은 내 삶의 더할 나위 없는 즐거움이라네." 이 문장은 논어 학이편의 구절과 상통.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  


마지막으로 2022년에 내가 경험한 이덕무 선생. 7월에 설흔 작가의 <공부의 말들>을 읽으며 이덕무 선생의 문장을 처음 접함. 2022년 10월에 읽은 문재인 대통령과 이나미 박사의 대담집 <운명에서 희망으로>에서, 문재인 당시 19대 대통령 후보가 이덕무 선생의 문장을 숭상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음. 온라인 서점에서 '이덕무'를 키워드로 놓고 도서를 몇 권 검색함. 한정주 저 <조선 최고의 문장 이덕무를 읽다>와 재단법인 실시학사에서 엮은 <청장관 이덕무 연구>를 2023년 독서 목록으로 정함. 2022년 이덕무 독서는 이것으로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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