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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율의 독서 Jul 12. 2023

방을 옮겼습니다. (4)

책 정리 (2).

새로운 서재의 길이는 가로 2.7M × 세로 2.7M 입니다. 예전 서재의 길이가 가로 4M × 세로 3M 였으니 꽤 줄어든 셈입니다. 여기에 예전 서재에서 쓰던 가로 40 CM × 세로 90 CM 3단 책장 38개를 모두 집어 넣어야 했으니 책 정리는 필수적인 작업이었습니다. 그래서 책 112권을 과감히 솎아냈고 그 과정을 앞선 이야기에서 자세하게 설명드렸습니다. 다음 작업은 북 큐레이션이었습니다. 한국십진분류법에 의한 도서 배치와 저의 기호를 적절하게 조율할 필요가 있었고, 미리 구상해 둔 계획을 현실 공간에 구현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남쪽 벽면에는 고전에 속하는 도서를 배치했습니다. 3단 책장 4개를 책상 뒤쪽으로 붙인 다음 그동안 꽤 열심히 공부했던 도서들을 꽂았습니다. 공자의 <논어>, 사마천의 <사기>, 인류 최초의 서사시 <길가메쉬 서사시>, 허먼 멜빌의 <모비딕>을 필두로 시간의 검증을 끝낸 고전들을 선별했습니다. 존 S. 메이저와 클리프턴 패디먼이 함께 편집한 <평생독서계획>도 넣어 두었고, 조지 버나드 쇼의 저작 선집도 손에 잘 잡히는 곳에 두었습니다. 의자 바로 왼쪽 칸에는 리뷰 작성을 마치지 못한 도서들을 둠으로써 긴장감을 유지하도록 했습니다. 


북쪽 벽면에는 글쓰기 실습 도서와 문학 분야에 속한 도서를 배치했습니다. 지난 정부에서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으로 재직했던 작가들의 책을 가장 윗칸에 올렸고, 그 옆으로는 셰익스피어를 다룬 도서들을 두었습니다. 그 아래로는 제가 좋아하는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출간 순서대로 나열했고, 또 그 아래에는 조지 오웰의 작품과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를 꽂았습니다. 그 외 저널리스트를 다룬 책과 지역 문제를 다룬 책, 로버트 파우저 박사 등 외국인의 시선으로 한국 사회를 분석한 책, 야구에 대한 책을 선별했습니다.


동쪽, 서쪽 벽면에는 역사 분야의 도서를 주로 배치했습니다. 서쪽에는 한국현대사 관련 책들을 주제 순으로 나열했고 동쪽에는 한국사가 아닌 분야의 도서를 놓았습니다. 서쪽 벽면에는 제가 좋아하는 전직 대통령들의 책도 있고 전쟁 및 경제 관련 책들도 몇 권 있습니다. 동쪽 벽면에는 인물 평전과 세월호 관련 도서들도 있고 에세이도 몇 권 꽂았습니다. 서쪽 책장 위에는 교육, 환경, 종교 관련 책이 있고 동쪽 책장 위에는 과학, 역사소설이 놓여 있습니다. 천장 아래에 배치된 책 중에서는 교육 관련 도서들을 가장 많이 찾을 것 같습니다. 


베란다에도 책을 몇 권 내놓았습니다. 3단 책장 4개에 총서, 철학, 사회학, 정치학, 여성학, 비평에 속한 도서를 배치했고, 방을 옮기면서 이 분야에 속한 책들을 많이 처분했습니다. 특히 총서와 비평에 속한 책을 많이 버렸는데 앞으로도 더 이상 읽을 일이 없을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사회학 분야의 책은 더 버릴까 말까 고민하였지만 몇 권은 살려두었습니다. 대학 시절 전공이기도 하고 세상을 이해하는데 꽤 유용한 도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이해하는 게 가능한 일인가도 싶지만 그래도 여지는 남겨두고 싶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책상 밑에 넣어둔 1단 책장 3개와 거실 소파 옆에 둔 1단 책장 3개에 대한 설명을 차례대로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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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을 옮겼습니다. (2) 2023.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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