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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삼키지 않아도 되는 밤

by 건너별

눈물을 삼키지 않아도 되는 밤은

어쩌면 사랑스러울지도 모르겠습니다


네가 이러이러해서 참 좋아

그 말에 잠시 빌려준 눈물을


방 안 속에 폭폭 숨어

새로운 활기로 갚음을 받습니다


문득

더 크고 진심을 다해 반응하지 못한 말들이

오늘따라 진득한 슬픔으로 다가오는 까닭은,


부족한 사랑의 총량과

떳떳하지 못한 바람들과

지난날에 비해 변해버린 오늘의 나,


그로 인한 함구로부터 기인한 침묵 때문이겠지요.


사실, 저는

웃고 싶습니다.

따뜻한 말 한 마디 건네고 싶습니다.


그러면 더 나아질 것을 알아도

다물어진 입은 너무도 큰 신중함으로 나아가는 중입니다.



그를 기쁘게 했던 나의 도움은

사실은 온전히 나를 위함이었다는 걸

그대에게 전할 일은 없을 테지만


그대의 옅지만 수풀 향기 가득한 웃음에

그저 새어나는 미안함 속에 떫은 무표정을 띠지만


결국,

그로 인한

농도 짙은 오늘의


눈물을 삼키지 않아도 되는

이 밤을

조금 더 사랑스럽게 가꾸어 나가 보겠습니다


가장 아끼는 옷처럼

미소를 입은

당신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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