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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연 Jul 08. 2023

시선

시 그리고 사진



시선


하늘에 닿을 듯한 높다란 나무를

올려다보는 것도 좋아하지만

떨어진 나뭇잎과 꽃잎, 솔방울을 보는 것도

좋아해요.


사실은 올려다보는 나무보다

바닥에 흩날리는 들꽃이 더 좋아요.


시선의 높낮이를 말하는 게 아니랍니다.


구름처럼 높은 나무는

마치 닿을 수 없는 커다란 어른,

꽃잎은 나와 같은 친구인 것 같아서예요.

바람에 스러지는 꽃잎은

분명 우리보다 현명한 존재임이 틀림없지만요.


그런데

이 꽃잎도 저 높은 나무에서 떨어진 것인걸요.


그렇다면 나도 저 나무가 될 수 있을까요?

그런 상상을 해요.

우리가 다르지 않다는 상상이요!

우리가 같은 별이라는 상상을요!


여기 보세요.

한 떨기 꽃이 또 싹을 틔웠어요!

우주는 멈추지 않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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