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누나 Jun 24. 2023

현실의 삶이 팍팍하고 괴로울 때



안정적인 환경에서 갑자기 마른하늘에 번개라도 치면 깜짝 놀라며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제주에 내려온 지 2주. 갑자기 제 삶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어요. 지금 제가 지내고 있는 제주의 동쪽의 웰니스 리조트에는 명상 프로그램과 트레킹 체험을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한적한 시골 분위기이고 주변 카페도 저녁 7시면 닫는 육지 생활과는 정반대인 곳이지만 제주 동쪽만이 주는 한적함과 고요함이 좋아 결국 이곳을 선택했어요.



장기 투숙을 하면서 리조트 사람들과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내가 해왔던 일, 다양한 삶을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은  그동안 반복되던 나의 삶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켜 줍니다. 새로운 환경, 사람들, 자연의 평온함을 주는 제주에서 나의 굳어있던 마음이 조금씩 풀려가는 것을 느낍니다.



리조트에서 열린 2박 3일 힐링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이탈리아에서 스와미 아룬이라는 유명한 명상가와 서울 젠테라피 대표 천시아님, 작가 겸 음악을 하시는 봄눈별님이 오셔서 2박 3일 프로그램을 함께했습니다.



멕시코의 정화의식을 인용한 카카오 세리머니로 자연과 나 자신을 다시 연결하고 내면의 아이를 들여다보는 과정을 통해 마음을 열고 느끼며, 나를 사랑하는 마음과 화해할 수 있는 특별한 전통 의식을 경험하는 워크숍이었습니다.



카카오 세리머니를 한 후 명상실로 돌아와 싱잉볼의 주파수를 통해 우리 가슴속에 자리 잡고 있는 두려움의 주파수를 긍정의 주파수로 올리는 사운드 힐링 시간을 가진 후 한 사람씩 돌아가며 워크숍 참여한 후기를 이야기했어요. 그러다 어떤 한 분이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잊지 못하다 잠시 침묵 속에서 이런 말을 꺼냈습니다. '내 영혼에 미안하다고. 그동안 타인을 위해 사랑을 베풀 줄만 알았지, 나 스스로를 사랑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고 말이죠.'




여러분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시나요?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이나 생각을 무한 신뢰하시나요?




카카오 세리머니의 멕시코 전통 의식은 초기 인류부터 시작된 인류의 조상들이 자연에서 음식을 취하고 그것을 준 자연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며 살았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이곳의 자연이 있기에 우리가 있을 수 있는 거고, 인간 또한 자연에서 태어나서 자연으로 돌아가기 때문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마음과 몸의 휴식이 필요할 때 무의식적으로 자연을 찾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일상에서 경험해 볼 수 없는 특별한 워크숍을 진행한 후 어쩌면 인류의 조상들이 삶은 빠른 속도로 변해가는 현실과 치열한 경쟁 속에 살고 있는 현실의 우리보다 더 행복하고 감사한 삶을 살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저도 사업을 하고 싶어 직장 생활을 하면서 투잡, 쓰리잡을 하며 열심히 사업 자금을 모아 첫 사업을 시작했을 때 기쁨도 잠시, 테트리스 게임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처리해야 할 일들과 배워야 할 것을 공부해 가며 24시간, 365일 나와 일의 성장 그리고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 위한 노력을 필사적으로 하며 보냈습니다. 계속되는 경쟁, 트렌드, 마케팅 등 선두에서 밀리면 안 된다는 생각에 지금의 현재는 없는, 미래만 있는 삶을 살았어요.




평범한 집안의 맏딸로 태어나 책임감 강하신 아버지, 타인에 대한 배려와 보살핌이 강하신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어린 나이에서부터 책임감과 타인에 대한 배려를 배우며 자랐습니다. 타인을 위하고 배려하는 이타주의는 세상을 살아가며 가져야 할 좋은 마음 중 하나이기는 하지만, 우리는 나 자신을 먼저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나 자신을 먼저 소중히 여기고 사랑해야 한다는 말을 얼마나 들으며 자랐을까요? 나 자신을 먼저 충분히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타인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요즘의 현실 사회는 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시간보다는, 목표 달성과 경쟁에서 어떻게 뒤처지지 않는가를 배우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인 스트레스와 불안을 안고 삽니다. 명상에서는 그러한 상태를 무의식에 빠진 상태라고 합니다. 즉, 나의 중심을 잃고 환경이나 주변의 시선으로부터 만들어진 요구, 욕망, 목표들로 스스로를 강박하며 조여온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내가 지금까지 쌓아온 것들의 안정감,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힘들게 얻은 것을 잃어버릴지 모르는 불안감 등, 잃고 싶지 않아서 더 치열하게 움켜쥡니다. 자신의 정신과 몸이 부서지는 것은 모르고 말이죠.




저의 시선은 그동안 미래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과거의 상처들과 경험들로 다시는 그런 경험을 하지 않기 위해 내 틀에 갇힌 완벽한 미래를 꿈꾸며 나아가다 보니 현재에 중요한 것들을 못 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나의 시선을 현재로 두는 연습을 하는 중입니다. 현재, 지금, 이 순간, 이런 글을 쓰고 말하고 영상을 만드는 이 순간에만 오로지 집중합니다. 어쩌면 저는 지금 제주에서는 혼자 사색하는 시간이 필요했던 거 같습니다.




내 안에 억눌려 있던 수많은 강박을 인정합니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 경쟁에서 이겨내고 싶은 욕구, 그런 수많은 강박을 인정하고 명상하는 동안 그대로 떠오르는 마음을 바라봅니다. 명상하고 나면 내 안에 있던 응어리가 조금씩 풀려 가는 것을 느낍니다. 조금씩 내려놓음을 통해 오랜 시간 굳어버린 마음이 조금씩 깨어나는 것을 인지합니다. 우리의 마음은 현실 속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사의 마음과 타인을 사랑하는 이타주의적 마음, 스스로를 연민하는 마음, 그리고 사랑 자비 이 모든 것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내 안에서 균형이 이루어질 때 자신의 중심을 잡을 힘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내가 만든 프레임 속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는 그날까지 한 걸음씩 내디뎌 보도록 하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인생의 리부트가 필요할 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