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춤이 가져다 준 새로운 시작
당신은 스스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매일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우리는 '워라밸'을 이야기하지만, 진정한 일과 삶의 균형은 무엇일까? 그리고 우리는 그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진정한 자아를 마주하고 있을까?
교육 서비스 사업을 하면서 일에서 얻는 성취와 만족감은 나에게 중요한 동기 요인이 되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내가 쉬면 일이 안 돌아갈 테니 쉬면 안 돼', '빨리 성공해서 가족들에게 인정받을 거야', '힘들어도 약한 모습 보일 수 없어'라는 강박적인 생각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일중독에 빠져들었고, 그 결과는 예상했던 것처럼 찾아왔다. 만성적인 피로감, 불면증, 식욕 부진에 이어 심각한 불안감까지. 결국 번아웃이라는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돌이켜보니 나는 번아웃 이전부터 인생 자체를 목표 달성에 집착하며 살아왔다. 잠시 멈추어 숨을 고르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던 나 자신을 발견했다. 어느 날 문득 '지금까지 어떻게 버텨왔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무엇이 이토록 나를 쉼 없이 달리게 만들었을까? 사실 나는 일을 즐기며 효율적으로 살고 싶었을 뿐인데, 어느새 돈과 시간의 노예가 되어 있었다.
이러한 깨달음은 내면을 치유하기 위한 여정의 시작점이 되었다. 심리학, 영성, 철학 등 다양한 분야를 탐구하며 명상과 마음 돌봄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니, 그동안 내가 얼마나 타인의 시선과 사회적 기준에 맞추어 살아왔는지가 선명히 보였다.
이때 캐럴 피어슨의 『나는 나』에서 만난 구절은 큰 울림을 주었다.
"성취 지향적인 현대 사회에서 진정으로 영웅적인 행동은 일중독에 저항하는 것이다. 우리가 좋은 부모, 이웃, 시민이 될 수 있도록, 그리고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말이다."
이 말은 내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주었다. 진정한 영웅은 끊임없는 성취가 아닌, 균형 잡힌 삶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깨달음이었다.
그동안 나는 목표 지향적인 삶을 살며 끊임없는 성취를 추구했다. 처음에는 그러한 성취가 동기부여가 되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면의 공허함은 깊어져만 갔다. 다른 이들은 이런 공허함을 쇼핑, 음주, 폭식, 또는 끊임없는 사교 활동으로 채우려 한다. 하지만 이는 우리 내면 깊숙이 자리 잡은 본질적인 결핍을 외부에서 찾으려는 시도에 불과하다. 마치 풀리지 않는 숙제를 반복하는 것과 같다.
당신은 어떠한가? 때로는 설명할 수 없는 공허함을 느끼는가? 혹시 진정한 '나 자신'이 아닌, 타인이나 환경이 만들어준 모습으로 살고 있지는 않은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이는 자신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모두 받아들이고, 내면의 진정한 중심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오랜 시간 마음속 깊은 곳에 억눌러두었던 감정들과 마주하며, 나는 어린 시절의 나를 다시 만났다. 때로는 울고, 때로는 웃으며 긴 치유의 여정을 함께했다. 그렇게 찾은 나만의 치유법은 후에 지인들과 내담자들에게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명상과 마음 챙김을 통해 찾은 내면의 평화는 단순한 휴식 이상의 의미를 가져다주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우리는 종종 자신을 잃어버리곤 한다. 하지만 진정한 워라밸은 외부의 기준에 맞추는 것이 아닌, 자신의 내면에서 시작된다. 나를 알고, 나를 사랑하는 것. 그것이 바로 삶의 효율을 높이는 열쇠이자, 진정한 워라밸의 시작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