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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도 Feb 18. 2024

주제 : 책과 독서

미션 : 때, 시간 먼저 쓰기 대신 바로 에피소드 묘사하기

아이들의 웃는 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벌써 학교에서 돌아올 시간인가 보다.
밀린 드라마를 보던 나는 얼른 자세를 고쳐 잡고 책 읽는 척만 한다.
까만 건 글자요, 하얀 건 종이던 시절.
아이들에게 책 읽으라고 잔소리만 하던 엄마였다.

"엄마는 책 안 읽으면서, 나 보고만 읽으라고 하고."
"책 재미없어요."
"엄마 책 10분 읽으면 놀아도 돼요?"
독서라는 행위에 조건을 붙이는 아이들의 말에 슬슬 짜증이 나던 어느 날.
"좋아, 엄마도 같이 읽을게."
하고 아이들 앞에 마주 앉았다. 호언장담하고 앉았지만 곧 후회했다.
먼지 쌓인 소설책 한 권을 꺼내 들고 읽기 시작하니 의외로 재밌던 책. <망원동 브라더스>

한참을 집중해서 읽고 있는데,
"엄마, 이제 10분 지났어요. 이제 놀래요."라는 아이들.
대충 '알았어.'라고 대답하고 계속해서 책 속에 머물렀다.

그게 불과 3년 전.

아이들 덕분에 시작된 독서. 책사랑.
카디건을 걸치고 거실로 가는 길, 아이들이 이불은 잘 덮고 자는지 확인해 본다.
조용히 물을 한잔 따르고, 책을 펼친다.
가족들의 낮은 숨소리가 들리지만 이내 사라진다.
책 속으로 빠져드는 시간.
자유롭고 행복하다.
아이들이 아직도 책을 피해 다니는 불편한 진실은 뒤로 하고, 오늘도 조용한 독서 시간을 누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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