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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읽고 쓰는 마음 Oct 26. 2024

시] 호박죽


“어쩌겠어, 살아야지.

죽이라도 먹고 힘내.”

하얀 대접 안 가득히 

둥근 해가 들어찬다 

나를 염려하는 한 그릇


빈속에 떠넣는 첫술에

빛살처럼 찌르르한 단맛

샛노랗게 달인 정성 뒤켠에 

희미하게 느껴지는 섬유질

질기디 질긴 생명의 실타래 


이어지는 숟갈질에 

“잘한다, 먹어야 살지.”

후두둑 눈물 떨어지고 

대접 속 해는 사라진다 

마음 속 해가 차오른다

나를 구원하는 한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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