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땐 난 웃음이 많았다.
장난끼도 많고 웃을 일도 많고.
거울만 봐도 마냥 재미었던 것 같다.
최근에 병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아니 한참 전이다.
스트레스가 심했고 무기력증에 우울증이 왔다.
약을 먹고 상담을 받아도 그리 웃을 일은 없었다.
그나마 힘이 나는 건 아이들을 볼때면 어디선가 샘솟는 미소정도.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별 얘기 없이 떠들었는데 정말 눈물이 날 만큼 웃었던 것 같다.
집에 오는 내내 무척 마음이 좋았고 행복했다.
행복은 불행의 반댓말이라 행복에 연연하면 더 큰 불행이 온다고 했는데
그 때 만큼은 그냥 행복한 걸로 하고 싶었다.
당장 내일이 불행할지라도.
오늘은 평소처럼 씻고 옷매무새를 다듬다 거울을 보았다.
특이점은 없었지만 거울을 보고 한 번 씨익 웃었다.
그러자 마주한 날 닮은 친구도 날 보고 씨익 웃었다.
내가 웃기면 그도 웃나보다.
조금 더 웃으려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