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는 참 힘든 한 주를 보냈다.
사람을 얼마나 미워할 수 있는지, 내 자신이 뭘 그렇게 잘못 살아왔는지
모든게 원망스러울 정도였다.
그 날 저녁 아들의 학교 앞에 있는 작은 암자에 가서 기도를 했다.
작은 산 아래 있는 절이 날 위해서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발길이 향했다.
절을 하고 기도를 하고 그 동안 믿지도 않았던 부처님께 잠시나마 화도 내고 투정도 부리고 읍소를 했다.
그래도 바뀌는 건 없었지만 달리 보이는 건 있었다.
작은 암자에 부처님도 있었고 주변에 개울이 흘렀고 우선 조용했다.
그리고 나만 보였다.
나 혼자만.
일요일에는 가족 모두 함께 서점에 갔다가 축구장에 갔다.
서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조금은 평범한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아이들은 아는 듯 모르는 듯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 같다.
나도 그 때 만큼은 좋았으니까.
우리는 지금 서로를 피한다.
문제를 가지고 얘기하는 건 쉽지만 그 얘기의 끝은 상호 원망이다.
그래서 피한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서로의 기질의 차이는 인정 한다.
하지만 어렵다.
성격의 문제에 더해 경제적 소비의 간극이 너무나 크다.
경기가 좋지 않은 지금은 더더욱이 이해의 수위를 넘어섰다.
내가 재벌2세가 아니고 그녀가 드라마 속 여주인공이 아니듯이.
그래도 아이들은 크고 있다.
그래서 일을 하고 가정을 유지한다.
그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뒤는 생각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