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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부자 Aug 09. 2024

심술

심술 : 온당하지 않게 고집을 부리다. 


심술이 난다.


아니 심술이 났다.


아내와 아이들이 놀러 갔다.


지난 며칠 동안 아이들 몸이 안 좋아 아내가 집에서 오롯이 두 아이를 홀로 돌봤다.


분명히 피곤할 것이고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시간이 되면 바람 좀 쐬러 가자고 제안을 했다.



거절, 그리고 변덕.


퇴근 후 집에 오니 자고 있었다. 


몸이 힘들어서 그렇겠지, 하고 내 할 일만 하고 잠을 청했다.



아침에 낯선 곳에서 카드 결제가 시작됐다.


그래, 집에만 있기 힘들었겠지.


띠링, 띠링.


문자가 조금 거슬리기 시작했다. 



퇴근하고 집에 오니 아무도 없었다.


밤 10시 다 되서 판교에서 잔다는 통보 문자.


집에서 30분 거리인데.


그녀의 답은 "오죽하면."이란 네 글자.


아무리 곱씹어도 그 말 뜻은 이해가 안 갔다.


다만 판교엔 호텔 밖에 없고 지출 비용이 후우, 가슴이 답답해졌다. 


 

애써 잠을 청하고 일어나 출근 준비를 했다.


어제와 똑같은 집안의 모습.


물 한 잔 마시고 집을 나섰다.


아무것도 손대고 싶지 않고 아무것도 거슬리기 싫었던 듯싶다.



이른 출근을 하고 회사에 와서도 영 마음이 찝찝했다.


휴가다운 휴가도 못 갔는데 아내랑 애들끼리 간 거라 치자. 


그렇게 내려놓는 마음도 잠시, 날 빼고 간 것에 대한 서운함이 더 컸나 보다.


몇 번을 제안했는데. 


나도 쉬고 싶고 나도 호텔 가고 싶고 나도 맛있는 거 먹고 싶다.라고 여기에만 쓴다.


대인배 다운 남편 노릇 참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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