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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모방시 / 조르주 상드 - 상처

가면

by 한 줄이라도 끄적

엄마의 모방시




상처




조르주 상드




덤불 속에 가시가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꽃을 더듬는 내 손 거두지 않는다.


덤불 속의 모든 꽃이 아름답진 않겠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꽃의 향기조차 맡을 수 없기에


꽃을 꺾기 위해서 가시에 찔리듯


사랑을 얻기 위해


내 영혼의 상처를 견뎌낸다.


상처받기 위해 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랑받기 위해 상처받는 것이므로.








가면




인연 속에 상처가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마음 살피는 내 뜻 감추지 않는다.


인연 속의 모든 마음 의지대로 안되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마음 둘 곳조차 찾을 수 없기에


마음 얻기 위해서 상처를 숨기듯


관계를 맺기 위해


내 얼굴의 가면을 덮어쓴다.


가면 쓰기 위해 관계 맺는 게 아니라


관계 맺기 위해 가면 쓰는 것이므로.




이 사회는 관계를 맺지 않고 살아갈 수 없다.
원하던 원하지 않던, 먹이사슬처럼 연결되어 있는 사회 구조 속에
나를 온전히 드러내며 살기란 아직 버겁달까?


당당히 용기를 내어 자신의 소신을 밝힌 자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거나 응원하기보다는
봇물처럼 쏟아지는 조롱이나 비난이 더 많게 느껴진다.


직장 내에서, 친구들 사이에서 심지어 가정 내에서도
나는 내가 아니다.
보여주는 나와 내가 알고 있는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부딪힌다.


가면의 존재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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