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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자작시 / 걸음이 멈췄을 때

이젠 어디로

by 한 줄이라도 끄적

아들의 자작시




걸음이 멈췄을 때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사뭇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눈을 적시는 빗방울들

차갑게 떨어지는 눈물들



이곳인가 저곳인가

식어버린 존재를 안고서

어디까지 가는 것인가



손끝에 닿는 감각만으로도

이리 벅찬데

어디를 거닐 것인가



하나 둘 없어지면

더 이상 뭘 원하는가



필요는 그 이상도 없다

선택은 언제나 갈라선다

시간은 기다리지 않는다



존재가 사라지는 건

세상에서 사라졌을 때가 아닌

마음속에서 잃었을 때다



물 흐르듯이 흐르고 고였다

다시 또 오르는 풀 한 포기여



이젠 어디로 날아다닐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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