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어디로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사뭇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눈을 적시는 빗방울들
차갑게 떨어지는 눈물들
이곳인가 저곳인가
식어버린 존재를 안고서
어디까지 가는 것인가
손끝에 닿는 감각만으로도
이리 벅찬데
어디를 거닐 것인가
하나 둘 없어지면
더 이상 뭘 원하는가
필요는 그 이상도 없다
선택은 언제나 갈라선다
시간은 기다리지 않는다
존재가 사라지는 건
세상에서 사라졌을 때가 아닌
마음속에서 잃었을 때다
물 흐르듯이 흐르고 고였다
다시 또 오르는 풀 한 포기여
이젠 어디로 날아다닐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