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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모방시 / 김재진 - 나이

나이의 장단점

by 한 줄이라도 끄적

엄마의 모방시




나이




김재진




나이가 든다는 것은 용서할 일보다


용서받을 일이 많아지는 것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보고 싶은 사람보다


볼 수 없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기다리고 있던 슬픔을 순서대로 만나는 것이다.


세월은 말을 타고 가고


나이가 든다는 것은 마침내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도 이별하게 되는 것이다.








나이




나이가 든다는 것은 남의 시선보다


나의 꿈을 향해 걸어가는 것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틀에 박힌 안정보다


할 수 있는 도전이 늘어나는 것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하나둘씩 솟아난 것이다.


배움은 돛을 달아 날고


나이가 든다는 것은 어쩌면


삶에 물음표나 느낌표의 생각들이 느는 것이다.







참 우스운 일이다.

어릴 때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막상 어른이 되니 거센 강물처럼 붙잡을 수 없이 흐르는 것은 시간이요, 늘어나는 것은 주름과 걱정뿐이다.



그러기를 몇 년, 어느 날 문득 흘러가는 세월 허투루 보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권 두 권씩 책을 접하면서 배움에 대한 의지가 용솟음쳤다고나 할까?



이전과는 다른 쳇바퀴로 일상이 흘러가고 있다.

나의 꿈을 향한 발돋움이 있기에 지금은 나이를 먹는다는 게 오히려 감사하다. 돌이켜 보니 정체된 삶의 위기에서 찾아온 수많은 고민과 걱정들은 걸림돌이 아니라 배움의 원천이 된 씨앗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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