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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모방시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가장 이상한 세 단어

by 한 줄이라도 끄적

엄마의 모방시




가장 이상한 세 단어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내가 "미래"라는 낱말을 입에 올리는 순간,


그 단어의 첫째 음절은 이미 과거를 향해 출발한다.


내가 "고요"라는 단어를 발음하는 순간,


나는 이미 정적을 깨고 있다.


내가 "아무것도"라고 말하는 순간,


나는 이미 무언가를 창조하게 된다,


결코 무無에 귀속될 수 없는


실재하는 그 무엇인가를.








나를 키우는 세 단어




내가 "상상"이라는 단어를 가슴에 품는 순간,


그 낱말의 첫째 음절은 벌써 현실이 되려 꿈틀 한다.


내가 "여행"이라는 그림을 그려보는 순간,


나는 이미 추억을 쌓고 있다.


내가 "그 무엇도"라고 외치는 순간,


나는 미리 어떤 것을 경험하게 된다,


단지 책册에만 파묻힐 수 없는


하고 싶은 그 모든 것들을.








나를 주눅 들게 하고 한없이 작아지게 만드는 현실이 있을지언정, 내면의 힘을 아주 조금씩 단단하게 키워주는 과정 또한 있기에 버틸 수 있다. 누구나 자신만의 방법을 터득했으리라.

단지 자신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마주하기까지 걸린 시간 차이가 있을 뿐이다.


지금까지 나를 겪어봤을 때 집보다 바깥공기를 쐐야 살아있다는 활력이 넘치며, 책을 통한 간접 경험이 무궁무진하지만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해야 시야가 넓어짐을 빠르게 체감한다.

그뿐이랴~

아무리 주변 환경이 만족스러울지라도 내면이 피폐하고 나약하면 어떤 것도 쉽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래서 필요한 자기 주문!! 요즘은 무던히도 애쓴다.

'다 덤벼라! 그까짓 거 내가 상대해 주마!'

배신과 좌절, 실패가 난무하는 무겁고 칙칙한 공기가 집안을 둘러싸고 있어도 여차저차 좁은 틈을 비집고 숨 쉴 구멍을 만든다.


죽겠다 죽겠다 앓는 소리 하면 멀쩡한 육신과 정신도 병들 것이고, 나락으로 떨어질듯한 상황에도 부딪치고 뭐든 하려 하면 그 어떤 장애물도 넘지 않겠는가?

그러기 위해선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 나부터 돌보자!!

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경험하면서 내면의 힘도 기르고 잘 될 거라는 행복한 상상을 해보자!!

그럼 언젠간 그 상상이 현실이 되는 꿈같은 상황을 마주하겠지...

생각만으로도 벌써 피식 웃음이 새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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