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쓰러지는 사람아 바다를 보라
일어서는 사람아 바다를 보라
쓰러지기 위해 일어서는
일어서기 위해 쓰러지는
현란한 반전
슬픔도 눈물도 깨어 있어야 한다
북받치는 설움아 얼굴을 들라
짓눌리는 억압아 거울을 보라
북받치는 감정 억누르는
짓눌리는 감정 일으키는
혼돈의 반복
가면도 민낯도 때론 감춰야 한다
누가 생각을 했겠는가!
일어서기 위해 쓰러지는 파도라니~
생각의 전환이다.
파도는 단순히 밀물과 썰물이 반복되는 바다의 물결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말이다.
이명수 시인의 파도를 몇 차례 읊고 있노라면 딛고 일어서기 위해 한 걸음 물러나는 파도가 어렴풋이 그려진다. 좌절하는 이들에게,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바다를 보라는 시인의 외침이 들리는 듯하다.
'슬픔도 눈물도 깨어있어야 한다'라는 마지막 구절을 보는데 왜 막연하게 감춰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을까?
바다는 파도에 빗대 도전과 용기를 주는데 나는 왜 진실을 외면하고 감추려 한 걸까?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의 잣대가 줏대 없이 멋대로 바뀌는 요즘, 일관성 있게 사는 것만이 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