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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자작시 / 열차 안 풍경

차례로 차례로...

by 한 줄이라도 끄적

아들의 자작시




열차 안 풍경




빠르게 움직이는 열차 안

조용하고 삭막하다

공기마저 떨림을 멈춘다


걸어 다니는 사람들의 발걸음조차 은밀함에 잡아먹힌 것 같다

사람들의 자작 자작한 말소리는 온데간데없고 열차 안의 풍경만 지긋이 보인다


사람들은 모두 한 곳 만을 응시한다

거대한 입이 자리 잡은 열차 끝 칸만을 응시한다


차례로 차례로

거대한 입이 한 칸씩 한 칸씩 먹어치우며 온다


앞만 보고 달렸다

이제 첫 번째 칸에 다 다르었다

더 이상은 길이 없다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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