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제를 해결하려면..??!
‘숙제’의 다른 뜻 : 해결해야 할 문제.
문제 해결을 위해선
숙제가 필요하지.
-매주 목요일 ‘미긍 세상’ (2015~16)
내가 학창 시절 해왔던 과제들의 대부분이
학습능력 향상을 위함이었다.
이제 성인이 되니 여러 종류로
숙제가 세분화된다.
만약 당신의 몸이 건강하지 못하다면
체력 보강을 위한 운동이 숙제가 될 것이고
사업가라면 그에 필요한 인맥관리가 숙제가 되겠지.
나의 경우 그동안 굳어지는 오른손을 사용하기 위해 100장 드로잉(펜 드로잉) 숙제를 해왔는데
이제는 좀 더 다른 숙제가 필요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숙제가 없는 일상이 편하긴 해도 이제 펜을 잡을 생각도 안 하게 된다.
아.. 손이 자꾸 굳어오고 마음은 점점 더 조급해온다.
학원을 다니면서 그림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딱히 소속된 기관도 없기에 나의 그림의 방향성에 대해 답해주는 이가 아무도 없다.
사진처럼 세밀하게 작업하는
그림 작가들은 무수히 많지만
이 시력과 마비된 손으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노릇.
예전처럼 부지런히 그림 작업을 하려면
숙제가 필요한데 어쩌나...?
당시의 나는 sns ‘페북’이 뭔지 몰랐다.
그런 나를 보며 옛날 사람이라고? 헙;
어린이 동화 출판으로 고정욱 작가를 비롯해
몇몇 출판 관계자들을 알게 되고
그들에게 들은 조언이
sns 활동이 꼭 필요하다는 거다.
특히나 나처럼 출판과 그림 전시를 함께 하는 작가에게는 홍보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그들의 권유로 하게 된 sns가 ‘페이스북’이다.
집중해서 매일 올리는 게
인기를 유지하는 비결이라나.
그런 페북을 처음 혼자 시작하려니 너무 막막했다. 대화 명을 짓는 일조차 어색하고.
해외 접속자들도 꽤 많다고 들었는데 ‘미긍’을 영어 발음대로 대화 명을 해도 괜찮을까?
며칠 고민 끝에 결국 고 작가의 소개로 sns 코칭을 받게 되는데 그 사람이
전에도 소개한 정은상 멘토다.
헐. 나의 일상을
모두에게 공개하라고..?
나한테 누가 관심을 갖겠어?
내가 그에게 물었다.
“남의 사생활이 뭐가
그렇게 재밌겠어요?
공개할 스토리도 그닥 없는데. 힝.”
그러자 껄껄 웃으며 말하는 정 멘토.
그가 거울에 비친 흐트러진 중절모를 바로 잡는다.
정 멘토의 페북 이미지는 중절모에
안경, 까무잡잡한 피부,
콧수염을 멋지게 기른 ‘맥아더 스쿨’ 교장이다.
‘의상비가 만만치 않겠는 걸?’
첨에는 그의 특이한 패션을 보고 오해했다.
그러자 그가 웃으며
모자 끝을 잡더니 들썩인다.
그가 입은 잔 꽃무늬의 남방이
멋지다는 나의 칭찬에
그것도 ‘유니 xx' 매장에서 세일가로
3만 원에 샀다고 자랑하는 그의 패션 센스.
한해에 여러 차례 해외 곳곳을 자유롭게 유랑하며 경험을 쌓는단다.
그래서인지 평소에도 그는
모바일로 영어회화를 열공 중이다.
장성한 두 아들의 아버지이자
공인중개사인 어여쁜 아내의 남편,
교회에서는 장로 시니어를 포함 나처럼
sns를 배우려는 이들을 코칭하며
자신의 가치를 채워나가는 정 멘토.
다들 많이 하는 sns 중 하나인
‘인스타그램’도 정 멘토에게 배웠다.
‘인스타’의 경우 글은 짧고 간략하게
멋진 이미지들 중심으로 담는다.
주로 글을 쓰는 나에겐 별로 안 맞는 듯.
네이버 블로그는 ‘맛집 검색’처럼
본인만의 특별한 정보가 필요한데
그것도 아직 자신 없고.ㅜ
그냥 페북에서 인맥관리나 하자!
페친(페이스북 친구)들의 소식에
반응을 하는 만큼 효과가 돌아온다 하니
나의 일상 사진을 공개하며 ‘좋아요’에 열심이었다.
정 멘토의 권유로 페이스북에서
‘미긍 tv'를 개설했다.
‘유튜브’에서도 ‘미긍 tv’를 공유했는데(1년간)
sns 방송의 컨셉은 아름다운 긍정을 갖게 된
사연과 장애를 입은 후 느끼게 된 세상이다.
사고로 눈과 손이 불편해지고
그걸 극복하기 위해 그림을 택한
절절한 스토리에 다들 응원했다.
이제 매주 목요일
새로운 그림을 sns 상으로 선보이기로 한 것이다.
일주일에 그림 100컷 숙제도 하던 내가
그림 한 컷을 선보이는 게
뭐가 그리 대수냐 하겠지만
이젠 그동안 해온 연습 작 '볼펜 드로잉'이 아닌
‘컬러링’까지 완성작을 공개하기로 한다.
단순히 본인의 그림실력을 뽐내려는 걸 떠나 글을 함께 곁들이며 그림에 의미를 더한다.
예전의 작업들이 ‘장애’에 대한 내용에 집중되었다면 이제 시선을 더 넓히고자 한다. 누구나 공감할만한 소재를 다루려면 나는 늘 바빠져야 했다.
이 시력으로 신문과 서적들을 뒤적이며 뉴스를 보더라도 그림 소재로 연결시켜 생각해야 했다. 물론 이런 활동에 보수가 따르는 것도 아니고 전적으로 나와의 약속이지만 더 철저하고 세밀하게 담기로 마음을 굳게 다진다.
- '도찐 개찐' (캘리/2015)
-(미긍 세상) 1-3은 다음 편에서 계속.
-구독 신청하시면
매주 열리는 ‘미긍 세상’
함께 해요!
‘어려운 숙제’
2편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