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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플코치 Nov 08. 2022

너무 빠른 성공. 그다음의 삶 (ft. 정현 선수)


대학생 때 학점은 포기하고, 테니스 치는 것에만 미쳐 살았던 탓에 월드클래스 선수의 라켓부터, 플레이는 항상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앤디 로딕, 싸핀,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 그리고 한국의 이형택 선수까지...

피지컬과 체력이 절대적인 테니스라는 종목에서 한국은 사실 불모지와 같은 나라였습니다.



하지만 정현이라는 선수가 혜성과 같이 2018년에 조코비치를 꺾고 2018년 US Open 4강 신화를 만듭니다.

그때가 그의 나이 고작 23세였습니다.



그렇게 잘 나갈 것 같던 정현 선수가 고질적인 부상으로 그 이후로는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세계 랭킹 1000위 밖의 선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랜 재활을 거쳐 얼마 전에 권순우 선수와 복식 파트너로 2년 만에 복귀하였습니다.




센세이션 그 이후의 삶





화려한 선수로서의 전성기와 센세이션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

대중들로부터 "초심을 잃었네" "노력은 안 하나 보네" 와 같은 반응처럼

정확히 상황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나의 노력이, 내 삶이 평가받는 일은 매우 힘든 일일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힘들 수 있는 건 본인이 그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쉽지 않다 불안감의 감정일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신체 능력, 부상, 경기 감각, 멘탈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테니스 종목의 특성상 현실적으로 정현 선수가 20대 초반에 이뤘던 영광을 다시 재현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본인이 제일 잘 알기 때문입니다.





이른 성취 vs 궁극적인 성취



'재테크로 얼마를 벌고 파이어족으로 은퇴해야지'

'회사 창업으로 VC의 투자를 받아 Exit 해야지'

많은 분들이 젊은 나이에 성공해서 그 성과를 바탕으로, 나머지의 편한 삶을 꿈꿉니다.

갈아 넣는다는 표현을 하면서까지 젊을 때의 고생으로 어느 시점이 지난 후  쉼, 휴식, 여유가 있는 삶을 동경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해 볼 것은 인생의 prime time (전성기)을 만약 너무 빠른 시간에 맞이한 이후의 삶이 어떨 것인가?에 대한 생각입니다.





인생이라는 긴 여정



인생은 긴 여정이며, 어느 시기 하나 소중하지 않은 시간이 없습니다.

10대의 시간도 90대 노인의 시간도 모두 동일하게 가고, 소중하고, 가치가 있습니다.



문제는 평균 연령 83.5세 시대에서 인생의 황혼기를 일찍 맞이하고 난 후 남는 너무 긴 시간입니다.



103세의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님은 65세에 정년퇴직을 하고, 이렇게 남은 시간이 길 줄 몰랐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런 생각에서 그치지 않고, 지금도 매일 6시에 기상해서 신문을 읽고, 글을 쓰고, 등산을 합니다. 

그리고 올해 새로운 책까지 출판하셨습니다.



젊은 시절 이룬 결과를 통해 즐기는 삶도 개인의 존중받아야 할 선택이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생의 목표와 전성기를 최대한 천천히 오도록 설정하고, 그 과정 자체를 즐기는 것이 어쩌면 행복감이라는 감정을 내 전 생애에 걸쳐 골고루 느낄 수 있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현 선수의 선수로서의 커리어, 그리고 그 다음 인생의 여정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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