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무엇으로 존재하니
피아노를 좋아하니?
느지막이 흐르는 음표들이 나에게 들어 안길 때마다
심하게 흔들리고 있는 걸 느껴
흔들리는 꽃밭이 좋아서
그 길을 따라가보고 싶어서
호수 옆 비탈길에 바짝 붙어 발을 빠트리지 않으려 게걸음을 걷고 있어
습하고 빛 한 줌 들어오지 않는 숲을 만나면 잠깐 등나무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있을래
물고기와 물풀들이 자라고 그것들이 많아져 물이 넘쳐흐르길 갈망하는 호수도 잠깐 잔잔해
그 호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