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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시쓰는구링

당신이 오신 거군요

긴 여름을 지나 잠시 들른 가을하늘을 타고서


당신을 기다렸어요

영원을 태우고 태울 때 온몸 다 젖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서


언제라도 떠날 것을 알지만


저 하늘 위에 영원보다

더 뜨겁게 타올라주세요


피가 증발하여 응고될 한 방울마저 없을 때까지

찬란한 빛으로 춤을 출게요


그러다 마지못해 한 차례씩 흙이 되길 바라면

남은 한 사람이 쓸쓸히 식어가는 벌을 받을게요


그러자

가을 하늘 솔바람처럼 날아든 당신이


우리 두 사람을 줄로 엮은 다음

하나의 생을 살아내라 명령하고


우리 두 사람에게

흙이 되어서도 뒤섞여서는

그리 누워있으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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