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채워져 있는 것이라
누군가의 눈물을 받아먹어서 마를 일 없겠다
나고 죽는 것들이 켜켜이 쌓여
비 내리게 만들었으니
바다를 말려 죽이기는 참 어렵겠다
죽이는 쪽에 서있고 싶다만
살리는 쪽으로 늘 기운다
환상으로 그득한 세상은 바다의 존재를 모르지만
자켓 안주머니에서 숨 쉬려는
유서를 바다에 먹이로 준다
먹고 잠든 바다 깊숙한 곳
한이 서려 차갑기는 말로 할 수 없겠다
눈먼 자들의 세상은
배설의 무게를 견뎌야 하기에
심해 속에 눈을 내놓은 것이다
그리 아무것도 갈망하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푹 가라앉아 빛을 궁금해하지 않겠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