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랄라라 Nov 07. 2020

새 중에서 최고는 독수리가 아니라 오리?

오리가 새 사이에서 최고가 된 이유!

최고라는 말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가장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고, 어떠한 일을 가장 잘한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새 중에서 가장 최고의 새는 어떤 새일까요?


흔히 독수리나 매 등 맹금류를 생각하겠지만, 옛 조상들에게 물어본다면 단연 오리라고 할 것입니다. 

우선 솟대를 살펴볼까요? 솟대 위의 새는 오리입니다. 오리는 하늘을 날고, 땅을 걸어 다니며, 물속에도 다닙니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나무 위에 오리를 조각해놓고 소원을 빌었습니다. 그러면 오리가 하늘의 옥황상제에게도, 바다의 용왕에게도 자신의 소원을 전달해줄 거라 생각했습니다.

또, 오리는 논농사를 짓던 우리 조상들에게 이로운 동물이었습니다. 농작물을 갉아먹는 벌레들을 잡아먹었기 때문이죠. 지금도 친환경농법으로 오리를 이용한 농사를 짓는 곳이 있지요. 그래서 농사를 짓던 우리 민족은 오리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있었습니다. 또한 오리는 겨울이 되면 북쪽으로 날아가는 철새였습니다. 옛사람들은 죽은 사람의 영혼이 북쪽으로 간다고 믿었지요. 그래서 오리가 죽은 사람을 영혼을 데려간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제기나 부장품을 오리모양의 토기로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리를 새 중의 최고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오리의 한자어인 오리 압이라는 글자를 나누어보면 갑+조가 됩니다.  갑을관계 즉 갑은 지위가 높은 사람, 을은 지위가 낮은 사람을 주로 표현하니 갑조인 오리는 아주 높은 지위를 가진 새라는 뜻이 됩니다.

이러한 의미는 공부를 중요시하던 학자들의 물품에도 드러났습니다.

아래 청자 모양의 오리는 벼루에 물을 따르던 연적입니다. 과거시험에서 합격자의 성적은 갑, 을, 병으로 나뉩니다. 1등부터 3등까지의 최고 우수한 성적이 갑과 합격입니다. 오리가 갑조라고 했지요? 즉 저 청자 모양의 연적은 이 연적을 사용하는 선비가 과거에 높은 성적으로 합격하는 마음을 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리가 뭔가 입에 물고 있는 것이 보이시지요? 그것은 연꽃이 피는 연 줄기입니다. 연줄기의 ‘연’이 계속 이어진다는 ‘이을 연’이라는 한자어와 발음이 같다고 해서 과거 합격을 이어서 하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과거시험은 한번 합격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소과와 대과가 있어 여러 번의 시험을 치러야 했기 때문입니다. 

오리모양연적/국립중앙박물관

그렇다면 아래 표주박 모양의 청자 그림도 해석할 수 있을까요?

버드나무 아래 오리 두 마리가 헤엄을 치고 있습니다.

오리는 과거 합격, 두 마리라는 것은 소과와 대과, 버드나무 아래라는 것은 ‘버들 류’라는 한자어가  ‘머물 유’라는 한자어와 발음이 같아서 합격에 계속 머물러라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그림입니다.  이 청자의 그림을 한꺼번에 풀이하자면 소과와 대과에 계속해서 합격하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물가풍경무늬표주박모양주자/국립중앙박물관



새 중의 최고는 오리! 이해가 되시나요?

아래 그림은 2015년도에 모 쇼핑 사이트에서 수능 대박 기원으로 판매하던 그림을 캡처한 것입니다. 이 그림이 왜 수능 대박 기원 그림인지 이해실 수 있으시겠지요? 


이전 07화 원숭이가 묵호를 들고 웃는 이유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