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대로 소원을 들어주는 여의, 효자손
손오공이 들고 다니는 여의봉. 동해용왕이 창고에 넣어둔 것을 손오공이 빼앗아 무기로 사용한 물건으로 무게가 무려 13500근, 즉 8.1톤이나 되는 물건이다. 이 여의봉의 특징은 그 길이나 크기가 ‘마음대로’ 늘어나고 줄어든다는 것이다. 여기서 여의봉의 말뜻을 해석해보자면 如意棒, 즉 ‘내 뜻과 같이 되는 막대기’이다. 내 뜻과 같이 되니 마음대로 형태를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여의’가 내 뜻대로 된다는 뜻이니 오래전부터 조상들은 여의라는 말을 사랑하고 많이 사용하였다. 이무기가 이것을 얻으면 하늘로 올라간다는 ‘여의주’는 내 마음대로 구슬, 즉 내 소원을 들어주는 구슬이다.
이 화려한 문화유산의 이름은 여의다. 쇠로 만들었으며 무늬는 문양을 파내고 은으로 채운 은입사의 방법으로 만들었다. 불교에서 스님이 강연할 때 위엄을 드러내기 위한 물건으로 책을 누를 때나 가려운 곳을 긁을 때 사용하는 등 실용적으로도 사용되었다. 가려운 곳을 긁을 때 사용한다니, 효자손이 아닌가? 즉 효자손은 내가 손으로 긁을 수 없는 가려운 곳을 마음대로(쉽게) 긁을 수 있도록 해준다. 그래서 효자손의 이름이 여의인 것이다.
이렇게 좋은 뜻을 가진 여의를 사람들은 쉽게 많이 사용하기 위해 여의의 머리 부분만 사용해서 무늬를 만들었으니 이것이 여의두 무늬 즉 ‘여의의 머리 무늬’이다.
이 여의두문은 도자기, 장롱, 석등 등 여러 군데서 즐겨 사용하였다.
이 여의두연꽃무늬청자병은 아래쪽에는 생명의 창조와 번영, 깨달음을 상징하는 연꽃무늬를 둘렀고 허리 부분에는 내 마음대로 되기를 원하는 마음을 담아 여의두 무늬를 둘렀다. 많은 소망을 담은 병이라고 할 수 있다.
분청사기에 그려진 이 문양도 여의두 무늬다. 휘익 빠르게 그린만큼 여의두 무늬일까 싶기도 하겠지만 여의두 문양이다. 백자접시에도 여의두 무늬가 둘러져있다.
장롱에도 여의두 무늬가 새겨져 있고, 석등(제일 아래쪽 연꽃무늬 안에 여의두가 새겨져 있다) 에도 새겨져 있다. 경복궁 근정전의 닫집에도 여의두 무늬가 그려져 있으니, 우리 조상들이 여의두 무늬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 수 있겠다.
알면 보인다고 박물관에 가서 유물을 본다면, 특히 도자기에서 여의두 무늬를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불상이나 솟대 말고 여의두 무늬에 소원을 빌어보자. 밑져야 본전 아닌가? 누가 아는가? 여의주처럼 신통력을 발휘하여 그 소원을 들어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