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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Oct 16. 2023

가을이 깊었다.


가을이 깊었다.



두레박을 길게 늘어뜨려

깊고 깊은 우물 속에서

슬픈 그리움을 길어내어

두 손 모아 한 모금 마시고

두 손 모아 세수 한번 하고

두 손 모아 눈물을 훔쳐내었다

두레박을 길게 늘어뜨려

반대편 우물에서 첨벙첨벙

물을 길어 올렸다.

한여름 뜨거운 햇살을 피해 낮게 날던

흰나비도 꿈을 접고 날개를 쉬었다.

시간을 앞질러 붉은 해가 빛을 거두고

별이 도착하기도 전에 어두운 밤이 장막을 펼쳤다.

별 중의 별을 새벽에 걸어놓고

오고 가는 길을 비추어 발자국을 세었다.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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