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세 아이 육아기
어느 날 문득 내가 하는 일에 관하여 아이가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내 대답에 따라 아이가 어른이 된 다음 자신이 하는 일에 자기만의 사고방식을 형성할 수도 있으므로 신중하게 답해야 한다.
연휴 마지막날, 내일을 편하게 맞이하려고 미리 출근 준비를 하는데, 실컷 늦잠 자고 일어난 세 아이 중 둘째인 딸이 아빠, 어디 가는 거냐며 관심을 보인다.
이때 '일하러 가야만 한다'는 식으로 말한다면 아이는 하기 싫은데도 억지로 해야 하는 것이 일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아빠가 일해야만 집세도 내고 쌀도 사고 과자도 살 수 있다'라고 말하면, 열심히 일해도 그다지 부유해지지 않는다는 인상을 줄지도 모른다.
아이에게 날마다 하는 일이 지겹고 따분하다거나 '열심히 해 봐야 그게 그거'라는 식으로 말한다면 아이는 '일'의 의미 자체를 깎아내리게 될지도 모른다.
누군가 "제정신을 가지고 있다면 그만두지 않을 만한 월급을 받는 조건으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직장에 나가 사장을 위해 일하는 행위를 당장 때려치우고 자기 자신을 위한 일을 해라"라고 했다.
아이들에게 직장은 자기성취를 이루는 장(場)이고, 배우고 성장하는 곳이며, 매우 흥미로운 사람들을 만나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는 공간이라고 설명해 주자.
그리하여 내 아이들은 나중에 커서 아빠가 겪어온 직장생활의 세태와 고난을 답습하지 않고, '일'에 관한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자기 삶을 존중하며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