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화 TO BE CONTINUED…

가정법이 불러온 나비효과

by 야초툰


그리고 얼마 후 김 대표는 나에게 주연이라는 아이의 그림자를 자기 앞에 데려오라고 했다.

나와 주연의 그림자가 오자마자 김 대표는 그 그림자의 어깨를 토닥이며 어떤 말들을 그녀의 귀에 속삭이기 시작했다.

"늘에게 받은 편지 말이야 주연에게 잘 갖다 줘야 해 그게 그림자의 역할이니까!"

김 대표를 밀쳐내고는 입을 빼쭉내며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주연의 그림자가 말했다.

"그림자! 그림자 그림자 누가 그림자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줄 알아? 김 대표는 그 "늘"이라는 인간 잘 알아? 나는 잘 알아 그 인간은 인간으로 태어났으면서 인간 노릇도 못하는 작자야! 내가 얼마나 많이 봤다고 그 인간 때문에 내 주인... 주연이만 불쌍했지! 주연은 늘 너는 첫째니까 동생을 잘 돌봐야 해라든가 너는 첫째니까 본보기가 돼야 하니까 공부도 잘해야 한다고 늘 잔소리를 들으면서 자랐어. 네 동생인"늘"은 희망이 없다며 말이지 두 명의 기대를 한 사람이 감당해야 했으니 얼마나 힘들었겠어? 나는 알아 내가 안다고..."

"그러니까 주연이는 정말 불쌍해! 왜 첫째로 태어나서 말이야 심지어 9분 차이로 운명이 결정되다니 말이야 심지어 이제는 동생을 사지로 몰아놓은 인간이 되겠네 쯧쯧"

"아... 그러네 인간 세계에서는...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구나 주연이 평생 구박한 동생이 사라졌으니"

"맞아.. 오랫동안 동생이 안 나타나면, 어쩌면 주연이 범인으로 몰려서 감옥에 갇힐지도 몰라 물론 너도 주연을 따라가야겠지 그 어두운 감옥으로 말이야. 아무래도 이제는 그림자 "하늘"이 다시 인간이 되고 싶어 하지 않을 테니까.. 너는 평생 빛도 없는 어두컴컴한 감옥에 갇혀 있어야 거야. 너의 주인과 같이 말이야"

"아... 안돼.. 불쌍한 주연... 나도 정말 싫어.. 나는 햇빛을 봐야 해 난 햇빛이 좋아.."

"참 안타깝게 됐네. 하지만 그걸 어떻게 우리가 바꿀 수 있겠어? 인간 세계는 인간 세계의 법으로 돌아가고 그림자 세상은 그림자 세계의 법으로 돌아가잖아 그 둘이 바뀌면 모를까 말이야.."

"... 잠깐.. 김 대표의 말은 즉슨... 그림자 세계가 인간 세계를 잠식하면 나와 주연이는 감옥에 안 갈 수 있다는 거야?"

"그래 어쩌면 말이야.. 심지어 너와 주연과는 평생 친구처럼 한 몸으로 지낼 수 있을 수도 있어.. 아주 간단한 방법인데.. 이리 나귀 좀 이리 가까이 대봐"

"어.. 어... 그래!!"

실제로 둘이 귓속말을 하는지 그 내용에 대해서는 들을 수 없었다.

다만 알 수 있었던 건 그 이후에 그들의 계획이었다.

"그래! 그렇게 하면 된다는 거지? 그건 너무 쉬운데? 그런데 나만 알기 좀 그렇다. 다른 그림자들도 인간과 대화하고 싶은 그림자들이 많을 텐데 그런데 한 몸이 된다니 너무 꿈같은 일 아니야?"

"그럼 이건 어때? 우리 금빛 호수 공원에 공연장에서 연설을 하는 거야 좋은 건 서로 나눠야지 특히나 너의 그 울림통은 다른 그림자들에게 큰 울림이 될 거야 어때? 우리만의 세상을 만드는 걸 말이야. 너는 내가 부는 피리처럼 메시지 전달자가 되는 거지? 어때? 한번 해보지 않을래?"


"콜"

그리고 김 대표는 그 계획을 진행할 동안 "늘"을 묶어둘 몇 명의 미끼의 그림자를 먼저 그 연설에 참가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내 피리를 빼앗고 자신에게 불어보라고 능욕한 황혁!

내 어머니를 식모라고 하며 마음껏 부려먹은 조우리!

나에 대해 험담과 모함을 하고 다녔던 송준!

끼리끼리라더니 조우리와 송준은 서로 죽이지 못해 사는 부부니까 더 쉽게 쌍쌍이 미끼가 될 수 있겠어!! 클클클클"


사실 김 대표는 자신의 과거 속 모든 그림자들은 김 대표의 복수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리고 그들에 대한 김 대표의 복수는 인간의 영혼을 탐하므로 인해서 겪지 않아야 할 감정의 소용돌이 그 자체 었다. 그 소용돌이들은 인간 "늘"이 그림자 "하늘"이 되어 시간을 잠식하게 만들었고 그 시간 동안 김 대표는 자신의 계획대로 그림자들은 점점 인간의 영혼을 숙주 삼아 그들의 몸을 차지하게 되었고 그들의 선봉에는 주연이 있었다. 인간 세계는 그렇게 그림자 세상이 되어버렸다.


"늘"은 조 사서가 남긴 이 책의 이야기가 소설 속 허구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자신 바로 옆에서 일어나는 현실이라는 느낌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어쩌면 "늘"은 자신도 모르게 사람들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자신이 인간보다 더 어두운 사람이라 그들 속에 끼지 못하고 겉돌았던 이전의 모습에서 이제는 자신이 그들 중 하나인 사실이 점점 아무렇지 않게 느껴지고 있었다.

인간들의 얼굴은 점점 그림자처럼 어두워지고 말을 좋아하는 그림자와 같이 "그랬대더라" "카더라"와 같은 거짓 뉴스들이 사실인 것처럼 들려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늘"은 조 사서의 부탁대로 이렇게 소설을 끝내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자화 된 인간들 어둠 속에 갇혀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끝을 내기엔 자신이 아직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러한 생각들은 어릴 때부터 어머니와의 추억의 뿌리에서 시작된 열매 같은 것들이었다.


자신이 어렸을 때 "늘"은 아파서 누워있는 어머니에게 곧잘 소설을 읽어주기 시작했었다.

하지만 그 소설을 읽기 전에 어머니가 늘 물어보던 질문이 있었다.

"늘아! 그 소설 해피엔딩이야?"

"해피엔딩... 아니.. 이건 소설가가 나중에 자살을 해"

"에이 그럼 다른 소설 읽어줘 엄마는 해피엔딩이 좋더라!"

"왜?"

"그냥 엄마는 현실이 해피엔딩이기는 쉽지 않지만, 소설은 작가가 해피엔딩으로 바꿀 수 있잖아. 그러니까 "늘"이 소설을 쓴다면 꼭 그 끝은 해피엔딩이었으면 해 "늘"의 인생처럼 말이야"


어릴 때 어머니의 그 말이 "늘"의 뇌리에 뿌리처럼 박혀있었다. 그리고 주연도 지금 그림자 화가 되었어도 그 안에 뿌리처럼 내린 어떤 추억들로 어쩌면 다시 그녀를 인간으로 만들 수 있겠다는 작은 희망이 "늘"의 가슴속에 바람처럼 불어왔다. "늘"은 다시 눈을 번뜩이며 다시 금빛 호수 공원으로 뛰어 나갔다.


“늘”이 뛰어가고 남은 노트북에 발행된 한 권의 책의 제일 하단에 적혀있는 글자가 흐릿하게 보였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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